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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2

호빗 : 뜻밖의 여정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

snowfrolic 2012. 12. 14. 02:52

 

 

The Avengers - Prometheus - The Dark Knight Rises -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2012년 4대 기대작의 마지막편.

 

 

13일은 호빗의 국내 개봉일이자 메가박스 영통점의 M2관 오픈일이기도 하다. 밤 10시 20분편을 예매해두어서 설레면서 표를 받으러 창구에 갔는데, 직원이 하는 말이 호빗 10시 20분편이 상영이 취소되었다는 것이다. 왠 날벼락인가 싶어 그럼 미리 얘기를 해줬어야 하는 거 아니냐고 조용히 얘기했는데, 좀 높은 언니가 와서 말하길 예매한 사람들만 입장허가하고 현장판매는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상영취소라고 말한 이유는 리모델링을 거쳐 오늘 M2관 오픈을 하려했는데 내부 도색 후 냄새가 많이 남아있어서 정상 오픈을 했다가는 문제가 있을 것 같았던 것. 어쨌든 냄새 땜에 다시 올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그냥 입장했는데... 냄새가 좀 나긴했다. 정상 오픈했으면 항의하는 사람들 많았을 듯. 메가박스도 참 그런게.. 사정을 말하고 미리 오픈 연기 공지를 하던가 해야지 호빗보러 밤중에 달려온 사람들은 얼마나 황당했겠나. 홈페이지에서도 아무 언급없이 영통 M2관 예매가 아예 다 사라져 버리고...

 

거기다 M2관 오픈을 하긴 했는데 상영 영화인 호빗이 3D인지 3D HFR인지 3D HFR ATMOS 인지 아무런 얘기도 없어 영화시작될 때까지도 내가 보는게 뭔지도 모르고 봤다. 보다 보니 알겠더만...

 

아직은 페인트 냄새가 나는 영통 M2관의 첫 느낌은... 의자 바꿨다고 하는데 새것 같지 않았다. 듀얼암체어는 맞는데 뀌네뜨 갈레사의 것인지는 모르겠고.. 아 그러고 보니 이전에 있던 의자가 이미 뀌네뜨 갈레 제품이었을 수도 있겠다. 둘러보니 좌우 스피커들이 Meyer MHS-10으로 교체되어 있고 천장에도 스피커들이 설치되어 있는 걸로 봐선 Meyer EXP를 설치하긴 했구나.. 싶었고 크리스티 듀오 영사기는 확인할 길이 없으니...

 

본편이 시작하면 Meyer, Dolby ATMOS, Christie 4K 등 트레일러를 보여줄줄 알았는데, Meyer 트레일러만 달랑 하나 보여주고 바로 워너 브러더즈 로고가 나타나서 좀 실망.

 

하지만 그 때부터 입이 떡 벌어지기 시작했는데... Christie Duo 4K로 투사되는 3D HFR 호빗의 영상은 한마디로 대각선 21.6미터의 대형스크린으로 3D Full HDTV로 블루레이를 보는 느낌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각주:1]. 3D 화면은 이전에 본 아바타의 것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입체감이 뛰어났고, Dual Projection 탓에 편광 3D안경을 끼고도 화면이 밝고 선명하였다[각주:2]. 특히 HFR 때문인지는 몰라도 화면이 너무 쨍하여 영화를 보는 것이 아니라 TV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내내 들었다. 해외에서는 어지럼증을 얘기하는 사례도 있었다는데 사람에 따라선 그럴수도 있겠다 싶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런 쨍함 때문에 리벤델의 전경이 드러나는 장면에서는 오히려 입체감이 떨어지는 (아마도 실제 모형이 아니라 배경 이미지이기 때문일 듯) 현상을 느끼기도 했다. 사실 영화는 너무 또렷한 화면보다는 살짝 뽀샤시한 맛에 보는게 좋은것 같은데... 세월이 지나면 그것도 아니려나...

 

Meyer EXP로 교체한 사운드는 이전의 M관의 것보다 소리가 좀 더 섬세해졌다는 느낌이 들었고, 호빗의 장면 중 우퍼가 쿵쿵 대는 액션 씬 보다는 비가 내리는 장면의 빗소리, 뒤에서 골룸의 소리가 들리는 장면에서 아 이게 Dolby ATMOS 로구나 실감을 할 수 있었다. 기존의 멀티채널 시스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입체감이 있었다. 이전 스카이폴 때의 M관 사운드도 나쁘지는 않았는데 이번에는 풍성함과 공간감에서 확실한 향상이 느껴졌다. 내년에 스타트렉 인투 다크니스도 ATMOS로 개봉한다는데 기대가 많이 된다.

(이건 순전히 Meyer EXP의 체험이고, 영통M2관에는 아직 ATMOS 적용이 안되어 있다. 이건 확실. 내년 1월 예정)

 

이게 문제다. 2003년 이후 반지의 제왕이 끝남을 아쉬워하며 지내다 9년이 지나 이제 미들어스의 이야기를 다시 볼 수 있게 되었는데... 기억나는 건 쨍한 화면과 음향의 입체감 밖에 없으니... (이 글도 호빗의 이야기 보다는 기술적 성취에 대한 것 밖에 없음..). 3D HFR이 대단한 건 인정하는데... 이건 정말 엔터테인먼트(아니 어트랙션이 더 정확한 표현일 듯) 그 자체일 뿐이다. 영화의 본질적인 부분에서의 영향은 크지않다고 생각하며, 적어도 호빗에서는 오히려 영화 자체에 몰입하는데 방해가 되었다. 하지만 사운드는 중요하다. 액션씬의 정신없는 입체감이 아니더라도 정교한 사운드는 영화에 더 몰입하게 해준다. 호빗을 2D ATMOS 조건으로 볼 수 있었다면 호빗의 이야기에 더 집중했을 것 같다. 그러나 이런 영화기술의 발전이 극장 사업을 지속적으로 호황으로 이끌어 줄 것이라는데는 반론의 여지가 없다. TV, VOD 때문에 극장이 위협받을 것이라는 얘기는 그야말로 캐캐묵은 옛날 이야기가 되었다.

 

뭐 어쨌든, 다른 것 보다도, 갈라드리엘 님을 4K Dual Projection HFR 3D 로 뵙고 나니... 그것만으로도 이 영화는 대만족이다.

 

 

 

2012년 12월 13일 밤 10시 20분편. 메가박스 영통 M2관. H14. 

별 넷반 = 3D HFR 때문에 별 반개, 갈라드리엘 때문에 또 반개 추가.

 

PS. 본 기억이 없는데 베네딕트가 어디나왔나 찾아봤더니 ... 네크로멘서 목소리라고...

 

  1. 실은 4K이므로 2K급인 Full HDTV의 4배 해상도 [본문으로]
  2. 스크린이 실버스크린으로 바뀐 탓도 클 것같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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