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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4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

snowfrolic 2014. 10. 27. 02:07


리메이크 나의 사랑 나의 신부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CGV에서 이명세 감독의 오리지널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특별 재상영을 하기로 했다. 원본 네거필름은 분실된 상태라 디지털 리마스터링이 불가능하였고 한국영상자료원이 보유 중인 것중 가장 상태가 좋은 프린트를 디지털화하여 이 상영에 사용했다. 실제 관람을 해보니 영화 중반까지 필름 스크래치가 많이 보였고 해상력도 충분하지 않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게 무슨 상관이랴...


개봉된지 25년이 지난 영화라 '그땐 저랬지..ㅎ'하는 장면들이 대부분이었지만 극에서 다루는 주제는 지금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것이라 감정이입 문제는 없었고 흥미진진하게 보았다. 특히나 대학생 때였던 그 때보다는 지금이 결혼한 입장에서 오히려 극의 상황에 더 깊이 공감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명세 감독이 직접 각본을 썼고 두번째 연출한 작품이다. 서민적이지만 낭만적으로 묘사된 신혼방과 80년대 분위기 물씬나는 사무실, 그리고 그 외 커피샵, 중국집 등 한정된 공간에서 5~6개의 막으로 이야기를 구성하여 상당히 연극적인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결혼 생활을 막 시작하면서 연애할 때는 몰랐던 상대의 면면 그리고 남자와 여자 또는 남편과 아내 간의 사소한 오해와 엇갈리는 시선들에서 생기는 갈등과 위기, 그리고 화해까지를 막으로 구성된 에피소드를 통해 이야기한다. 주인공 영민(박중훈)과 미영(최진실)은 악다구니가 없는 착한 캐릭터로 묘사되어 인물에 정감이 많이 가고 그래서 전반적으로 극의 분위기가 따뜻하다. 


박중훈씨의 연기는 뭔가 어설퍼 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다소 가부장적[각주:1]이지만 착한 성격의 남성을 그리는데는 적절했던 것 같다. 4번째 장편영화 출연이었던 이 때의 최진실씨는 당시 최고의 인기스타였고 가장 예쁠 때였다. 타고난 연기파는 아니었을지 몰라도 1988년 데뷔이래 많은 CF와 드라마 그리고 이전 세편의 영화 출연으로 연기에는 익숙해진 상태였고 절정의 미모[각주:2]와 약간 콧소리가 섞인 발성으로 때로는 귀엽고 때로는 쓸쓸해보이는 새댁의 모습을 잘 보여주었다.


그러고 보니 극장에서 최진실씨를 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전자 CF때 부터 좋아했던 팬이었고 특히 군생활 동안 TV에서 모습을 볼 때마다 내게 많은 위안을 주었던 분이라 2008년의 갑작스런 사망 소식에 많은 충격을 받았었다. 그녀의 출연작을 뒤늦게 극장에서 보면서 미안한 마음과 함께 다시 한번 그녀를 추모했다. 영화에서 새댁의 모습이 유독 더 쓸쓸하게 보였던 것은 그래서였을 것이다.



"사랑해 미영아"





2014년 10월 26일 CGV오리 9관 12시 10분편 E7




나의 사랑 나의 신부 (1990)

My love, My bride 
8.9
감독
이명세
출연
박중훈, 최진실, 송영창, 전무송, 김보연
정보
로맨스/멜로 | 한국 | 111 분 | 1990-12-29
글쓴이 평점  



  1. 그 시대의 보통 남편 [본문으로]
  2. 스크린에 크게 보여진 젊은 최진실씨는 정말 예뻤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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