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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2

다크나이트 라이즈 (The Dark Knight Rises, 2012)

snowfrolic 2012. 7. 20. 23:51

The Avengers - Prometheus - The Dark Knight Rises -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의 배트맨 트릴로지의 대미를 장식하는 작품. 전작 다크나이트의 완성도가 너무도 뛰어났기에 적지않게 부담되었을 최종편. 그래서인지 아니면 전작이 돌연변이였던 건지, 전체적으로 상당히 아주 매우 재미있는 영화이긴 하지만 전작을 뛰어넘지는 못했다고 본다.

 

 

1. 베인이라는 배트맨 역사상 최강의 적이 나타난다. 그는 극중에서 배트맨을 처참하게 무너뜨리는 강함을 가지고 있는데 어찌보면 또 그렇지도 않다. 패배할 당시의 배트맨은, 정확히는 웨인은 정상적인 몸이 아닌 상황이었고, 그 상태에서 불과 몇 달 훈련하여 돌아온 후 배트맨이 다시 승리하는 것을 보면. 게다가 내내 카리스마 넘쳤던 베인은 배트맨에 패배 후에 갑자기 동정심이 드는 물렁한 녀석으로 이미지가 전락하고, 최후는 어이없을 정도. 


왜 이 얘기를 하는가 하면 배트맨이라는 영화에서 악역이 가지는 비중은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전작 다크나이트의 조커는 베인처럼 강한 캐릭터는 아니지만 보는 내내 치가 떨리고 나타나면 무슨 짓을 할지 몰라 불안할 정도로 惡 그 자체인 악당이었다. 그는 마지막까지 배트맨을 괴롭히고 시험하고 물고 늘어졌고, 그가 그랬기 때문에 관객 입장에서는 비슷한 과정이었더라도 배트맨의 승리에 더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었던 것이다. 분명 다크나이트 라이즈의 장면 장면의 액션 씬은 타 영화와 비교할 때 압도적이지만 그것이 더 밀도있게 전달되고 싸우고 있는 주인공에게 좀 더 감정이입이 되도록 하는 면에서는 분명 아쉬운 부분이 있다.


결국 라이즈에서 아쉬운 점은 새로 등장하는 인물들에 대한 캐릭터의 문제.



2. 또 하나의 주역인 캣우먼 역시 상당히 아쉬운 대목. 앤 해서웨이가 연기한 셀리나는 먹고 살기위해 도둑질을 하다가 그런 대단한 능력을 가지게 되었다는 건데... 그건 그렇다 치고, 극에서 캣우먼이 가지는 위치가 무엇인지를 생각해보면 웨인의 두번째 애인? 아님 배트걸? 이렇다는 거다. 캣우먼은 도대체 누구 편인지 알 수가 없고 통제되지 않는 (정말 고양이 처럼) 그런 캐릭터로 가는 것이 더 좋았을 텐데. 앤 해서웨이의 캣우먼은 좀 말 안듣는 배트맨의 신세대 조수같은 느낌이랄까? 그런 조수들하고 로맨스로 이어지기도 하니까. 차라리 그 여자 미란다의 역할을 캣우먼이 하도록 했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문득 해보기도 했다. 


캣우먼에 대한 아쉬움은 앤 해서웨이가 배역을 맡았다고 알려졌을 때 부터 우려했던 부분이긴 했다. 앤 해서웨이는 마스크가, 특히 그 큰 눈망울이 너무 선해 보여서 정신상태가 불안정하며 앙칼진 고양이 역에는 어울리지 않기 때문이다. 애초에 놀란 감독이 그런 고양이를 의도한게 아니기 때문일 수도 있겠지만.

 

맨 얼굴의 셀리나 카일. 아... 앤의 저 순둥이 같은 얼굴은... 


가면 쓴 모습의 캣우먼. 사실 다크나이트에서는 '캣우먼'이라는 호칭이 나오지 않는다.


앤의 머리에 쓴게 고양이 귀 장식물인줄 알았는데 자세히 보니 고글을 젖힌 거네. 고글을 젖히면 고양이 귀 모양처럼 보이도록 한거. 굿아이디어. 어벤저스의 블랙위도우, 프로메테우스의 비커스 메레디스에 비하면 여주인공 보는 즐거움도 별로. 놀란 감독은 여주인공에 대해서는 감각이 없는 듯. 나름 신경 쓴게 앤 해서웨이니... 가만 생각해보니, 애초부터 놀란 감독은 배트걸과 캣우먼의 합성 캐릭터를 생각했을 수도 있겠다. 로빈도 출연하니까...



3. 배트맨은? 전작에서 웨인 스스로가 처절히 고민하고 고민하다가 마지막에 깨달은 것은 다크나이트로서의 숙명이었다. 어떤 오명을 듣더라도 악으로부터 고담시를 지키겠다는. 8년이 지난 후 웨인은 어떻게 되어 있는가? 레이첼의 죽음에서 헤어나오지 못해 8년동안 은둔 생활을 하고 있는 찌질이가 되어버렸다. 왜 그렇게 된걸까? 또, 그러면 무엇이 레이첼의 죽음을 극복하고 다시 그를 배트맨으로 일어서게 했는가? 단순히 베인이라는 또다른 강력한 악인이 등장해서인가? 다크나이트 라이즈는 주인공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일어서게 되는 동기부여라는 측면이 부족하다. 전작 다크나이트의 배트맨이 본인의 정체성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캐릭터였다면, 이번의 배트맨은 그냥 원래부터 그래왔던 정의의 사도라는 것인가?. 좀 시시하지 않나? 

그래서는 제목이 "The Dark Knight Rises"여서는 안된다. "Batman Rises"라고 해야지.



4. 마지막 반전이라고 불리우는 것에 대해서는 별로 할 말이 없다. 미란타 테이트. 그 여자 처음 봤을때 부터 뭔가 의심스러웠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반드시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전작에 이은 기대치가 너무 컸던것 일 뿐,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대미를 장식하기에는 손색이 없는 영화다.


2012.7.19 메가박스 영통 M관 24:20분 편





다크 나이트 라이즈 (2012)

The Dark Knight Rises 
8.3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
출연
크리스찬 베일, 마이클 케인, 게리 올드만, 앤 해서웨이, 톰 하디
정보
액션, 범죄 | 미국, 영국 | 164 분 | 2012-07-19
글쓴이 평점  



사족. 마지막에 은퇴한 다크나이트를 보면서... 메가마인드가 떠올랐다. 조커가 배트맨에게 그랬지. "너는 나를 완벽하게 해 (You.. complete 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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