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메테우스 (Prometheus, 2012)

The Avengers - Prometheus - The Dark Knight Rises - The Hobbit: An Unexpected Journey

심야를 작정하고 감행. 밤 12시 40분에 시작하여 2시 40분에 종영. 6월 6일 개봉인데 전야제 상영편을 본 셈이다.

리들리 스코트 영화의 정수를 보여주는 영화다. '에일리언'과 '블레이드 러너'로 인해 작가주의 SF감독처럼 인식되는 경우가 있는데, 리들리 스코트는 예전부터 지금까지 늘 다양한 장르의 고품격 상업영화를 지향해왔던 감독이다. 이번에도 그는 그의 취향을 거대한 스케일로 완벽하게 포장하여 관객에게 선물하고 있다. 

프로메테우스라는 제목은 무언가 창세기적 비밀을 이야기할 것만 같은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있는데, 영화 초반부에는 실제 그런 방향으로 이야기를 흘려 보낸다. 지구에서 발굴한 흔적들을 통해 인간의 창조주를 만나러 가는 여행 뭐 그런거. 하지만 중반 이후 알고보니 이 여행은 그런 숭고한 의식이 아니었으며 여행에서 발견한 것은 인간의 창세기가 아니라 에일리언(아니라도 상관없다)의 창세기라는 이야기의 대반전이 일어난다. 결국 마지막에는 많은 사상자를 내며 긴박감 넘치는 대규모 액션씬으로 이야기를 마무리하게 되는데... 이는 분명 관객의 기대를 어긋나게 하는 부분이 있다. 뭔가 거창한게 있을 것 처럼 시작했는데 알고보니 허망한 뭐 그런거 (팬도럼에서 느낀 것과 비슷할지?)... 뭔가 이야기를 더 멋지고 철학적으로 만들수 있지 않았을까..하는 아쉬움. 그러면서 '에일리언','블레이드 러너'에서는 안 그랬는데 리들리 스코트가 맛이 갔다 뭐 이런 생각들로 이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런 생각은 영화를 다 보고나서 한참 뒤에, 일부러 굳이 끄집어낸 아쉬움들일 뿐이다. 이 영화를 보고 있는 동안의 몰입도는 정말 대단하다. 123분의 러닝타임은 순식간에 흘러가버리고 영화를 보는 내내 입에서 낮은 비명과 "XX.. XX.." 대는 감탄사가 연발한다. 리들리 스코트가 프로메테우스에서 그리고 있는 209x년대의 과학적 상상력과 디테일에는 감탄을 금할수가 없으며, 이에 대비되는 H.R. Giger가 디자인한 창조주 외계인(뭐라고 불러야하는 건지..) 문명의 괴기스러우면서도 아름다운 구조물들에 넋을 잃는다. Giger가 '에일리언'에서는 맛만 보여주었다면 프로메테우스에서는 실력을 제대로 보여준 셈이다.^[각주:1] 또한 '어벤져스'에서와 같은 엄청난 물량의 액션을 동원하지 않고서도, 쉽게 드러내지 않는 설정 속에 주인공들을 몰아넣고 관찰하면서 관객을 몰입시켜놓고는 한번에 몰아쳐서 더 임팩트있는 여운을 남기게 하는 리들리 스코트의 관객 요리법. 그저 감탄하며 찬사와 박수를 보낼 뿐이다. '어벤져스'는 감히 비교대상이 아니고..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보다도 몇 단계 위라고 말하고 싶다.^[각주:2]

이 영화의 또 하나의 가치는 샤를리즈 테론의 모습을 보는 것이다. '블레이드 러너'의 데커드 처럼 사람인지 아닌지 헷갈리는 Weyland Industry의 상속녀 비커스 메레디스를 연기한 그녀는 모델 출신 답게 감탄스러운 기럭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렇게 얘기하고 싶다. "샤를리즈 테론을 좋아하는가. 프로메테우스를 보라. 스칼렛 요한슨을 좋아하는가. 어벤져스를 보라."

이상하면서도 아쉽게도, 이 영화는 메가박스 영통관에서는 '맨인블랙3'와 '후궁'에 밀려 M관 상영이 안되고 있다.^[각주:3] 3D로는 3관에서 그냥 디지털로는 6관에서 상영하고 있다. 특성상 화면이 어둡고 선명하지 않은 3D 상영을 좋아하지 않아서 디지털 상영 편을 보았는데... 위의 장면, 이 장면 하나 때문에 이 영화는 3D로 봤어야 하는건데 하는 후회가 들었다.

영화가 끝나고 엄청난 엔딩 크레딧이 흐른 후 마지막에 Weyland Industries 뭐 어쩌구하는 메세지가 등장한다. 거기에 "October 11. 2012" 라는 날짜를 보여주는데.. 이게 이 날짜에 2편이 나온다는 건지 (그건 말이 안되는데..)... 도대체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었다. 나중에야 알고보니 그 날짜는 Weyland Industries의 창립일. (http://www.weylandindustries.com/timeline)

 

2012년 6월 6일 0시 35분 편. 메가박스 영통 6관 (디지털). 별 4.5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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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메테우스 (2012)

Prometheus 

7.1

감독

리들리 스콧

출연

누미 라파스, 마이클 패스벤더, 샤를리즈 테론, 로건 마샬 그린, 가이 피어스

정보

SF, 스릴러 | 미국 | 123 분 | 2012-06-06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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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실제 Giger의 아트들은 훨씬 Hardcore 하다. [본문으로]
2. 영화를 주무르는 감독의 능력이나 결과물의 비주얼 모두를 제임스 카메론의 아바타와 비교하자면 리들리 스코트의 프로메테우스의 압승이다. [본문으로]
3. 메가박스 영통 M관은 일반관 가운데 전국에서 스크린이 두번째로 큰 상영관이다. (가장 큰 곳은 메가박스 킨텍스 M. 불과 20cm 차이)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