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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본문

Movies/2011

킹스 스피치 (The King's Speech, 2010)

snowfrolic 2011. 4. 3. 02:22



이 얼마만에 느껴보는 충만감인가! 영국발음과 귀족문화, 그리고 전통과 자유로움의 충돌을 배경으로 하는 사람들의 드라마들. 극장의 풍성한 사운드 시스템을 통해 들려오는 나무 마룻바닥의 삐걱거림, 의자 끄는 소리, 찻잔 부딛히는 소리, 두꺼운 종이를 휘두르는 소리들. 거기에 콜린 퍼스, 제프리 러쉬, 헬레나 본 햄 카터(!!!)의 불꽃 열연까지. 별 내용 아닌 평범한 이야기를 감동적인 이야기로 엮어낸 각색 실력은 과연 올해 미국 아카데미 각본상의 수상작임을 떠올리게 하며, 입속에서 혀를 꼬아대는 콜린 퍼스의 말더듬이 연기는 정말 ... 보는 내가 답답함을 느낄 정도로 뛰어났다. 그 옛날 "하워즈 엔드"의 총기 넘치고 자유분방하던 어린 헬레나는 이제 중년의 연기자가 되어 있고, 언어장애를 가진 남편을 배려하고 감싸주며 용기를 북돋아 주는 사랑스러운 왕세자비이기도 하다. 조지6세의 언어치료사 '라이오넬 로그'로 분한 제프리 러쉬는 다소의 무표정으로 일관하는 연기를 보여주지만, 그 표정으로 말더듬이 증상을 가진 조지6세의 심리를 꿰뚫어 본다. 국민을 통합해야할 시기의 왕으로서 치명적인 말더듬이 증상을 가진 조지6세와 그가 진정히 속마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첫번째 친구가 되어준 언어치료사 로그의 감동적인 이야기. 계산적인 사고방식을 끊임없이 요구하는 조직에서 정신없이 살고 있는 내게 잠시나마 주변을 되돌아보게 해주는구나. 내 속마음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있던가....? 다음 주에 오랜 친구나 만나봐야 겠다.

P.S.1 화면에 보여지는 텍스트 마저 깔끔한 영화.
P.S.2 사람을 꿰뚫어 볼 수 있는 능력이란 건?


2011년 4월 2일 밤 10시15분. 죽전CGV. 별4개.


킹스 스피치 (2011)

The King's Speech 
8.2
감독
톰 후퍼
출연
콜린 퍼스, 제프리 러시, 헬레나 본햄 카터, 가이 피어스, 제니퍼 엘
정보
드라마 | 영국, 오스트레일리아, 미국 | 118 분 | 2011-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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