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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트 맨 (First Man, 2018) 본문
닐 암스트롱 팀의 인류 첫 달착륙을 그릴 영화라면 이렇게 힘들게 노력해서 저런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런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는 화려한 장면의 감동 실화를 예상하게 된다. 데이미언 셔젤의 세번째 장편, 퍼스트 맨은 그런 예상을 깬다.
1. 강철판을 덧대어 만들어진 좁아 터진 밀폐된 공간. 강철판은 리벳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외부로부터의 강한 압력과 충격으로 금방이라도 터질듯이 덜덜덜 삐걱댄다. 탑승한 대원들은 행여나 기체가 어찌될까 숨죽이며 눈동자를 굴린다. 1981년 볼프강 피터젠의 특전U보트(Das Boot)의 장면이다. 이런 장면은 퍼스트 맨의 우주선 비행 장면에서도 매우 강조되어 보여지는데, 데이미언 셔젤은 이 사운드와 간간이 비치는 리벳의 이미지를 사용하여 달착륙 프로젝트에 대해 말하고 싶은 메세지를 전한다. 다소 정신없이 흔들리는 핸드헬드 촬영도 이것을 위한 것. 이를 통해 관객은 달착륙 성공에 환호하기보다는 고철 덩어리에 몸을 싣고 우주로 날아가자는 미친 짓을 위해 희생되는 테스트 파일럿의 내적 갈등을 체험하게 된다. 광활한 우주의 이미지를 통해 내러티브를 전하는 그래비티(2013)와 유사하면서도 다른 독특한 방식이다.
2. 그녀가 얼마나 크게 성공을 거두었고 뛰어난 실력과 화려한 경력을 가졌는지 그리고 어떤 종말을 맞는지는 모두가 알고 있다. 하지만 그 여정에서 그녀가 어떤 고통을 겪었고 나락에 빠진 후 부활을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였는지 그것이 얼마나 힘들었을지 아는 이는 별로 없다. 휘트니(2018)의 이야기이다. 달착륙이라는 거대한 성과는 모두가 잘 알고 있지만 그 프로젝트를 위해 희생한 테스트 파일럿들과 그 가족들의 고통에 대해 생각해본 이는 거의 없을 것이다. 닐 암스트롱이 퍼스트 맨이 된 것은 그의 노력과 실력이 바탕이 되었겠으나 많은 동료들이 사고로 죽고 고철덩어리 안에서 수작업으로 상황을 해결해내며 어쩌면 기적과도 같은 행운들을 거쳐온 결과이다. 그도 그것을 잘 알았기에 어쩌면 있을 이별에 대해 두 아들에게 말하기가 힘들다. 귀환 후 격리실 유리를 사이에 두고 말없이 손을 맞대는 아내 재닛의 마음 역시 같은 것이다. 결말은 누구나 아는 사건을 가지고 그 과정을 정교하게 파헤쳐 인물의 심리를 드러내는 방식. 출발전 인터뷰에서 달에 연료나 더 가져가겠다던 닐이 가져갔던 것은 8년전 세상을 떠난 둘째딸 캐런의 작은 팔찌. 그 팔찌를 고요의 바다에 묻으며 가슴에 묻었던 딸을 떠나 보낸다.
그가 유명한 말을 남기며 달 표면에 첫 발을 내딛을 때의 웅장함은 덤이다.
20018년 10월 21일 메가박스 영통 MX관 9시30분편 G13 ★★★★
돌비애트모스 시네마스코프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