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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 - 팀버튼 기획전 재개봉 본문

Movies/2013

가위손 (Edward Scissorhands, 1990) - 팀버튼 기획전 재개봉

snowfrolic 2013. 3. 24. 18:38

비디오로 처음 본지 22년만에 이 영화를 극장에서 다시 볼 수 있게 되다니. 22년전 이 영화를 본 날은 군 입대 전날이었다.






영화를 집에서 비디오로 볼 때와 극장에서 볼 때 체험의 차이가 이렇게도 큰 것인가? 아바타 같은 블럭버스터의 경우보다 오히려 더 큰 차이를 느꼈다. 비디오로 보았을 때 팀 버튼의 가위손은 가슴 아프지만 아름다운 예쁜 동화였는데, 대형 스크린에서 본 가위손은 '이건 차라리 슬픈 러브스토리라고 말하는게 낫겠어'라는 생각이 들게 한다.


느낄 수 있는 디테일의 차이였던 걸까. 비디오를 포함하여 두 번 정도 보았지만 그 땐 몰랐던 디테일들이 이번에 극장에서 보면서 눈에 들어왔다. 단역 인물이나 상점의 이름 등에서 팀 버튼의 장난스러움이 느껴지기도 했고 무엇보다도 화면이 크다보니 두 주연의 감정 표현이 더 실감나게 다가왔다. 에드워드(조니 뎁)이나 킴(위노나 라이더)의 눈에 고이는 눈물을 볼 수 있었는데 이것이 보이느냐 아니냐는 감정전달에 있어 하늘과 땅차이 일것이다. 그리고 20살의 위노나 라이더의 예쁜 얼굴을 커다란 화면으로 보고 있는 것 자체가 이미...


또한 커다란 화면에서 오는 디테일 못지않게 극장의 사운드가 전달하는 감정의 증폭 또한 무시할 수 없었을 것이다. 대니 엘프먼이 작곡한 가위손의 오리지널 스코어들이 극장의 스피커들을 통해 울릴 때, 그 감동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다. 영화의 오프닝 때 가위손의 타이틀 곡 "Introduction"이 시작하는데... 나도 모르게 '아...' 하는 감탄이 튀어나왔다. 


전 영화를 통틀어서도 명장면으로 꼽을만한 "Ice Dance". 그 아름다운 화면과 음악을 체험하고 있는 것 만으로도 가슴은 벅차올랐다. 할머니의 이야기가 끝을 맺는 마지막 장면도 마찬가지였고... 




어두움과 괴기스러움 속에서 아름다움을 피어나게 하는 팀 버튼의 영화적 상상력은 이 때와 배트맨 2 (Batman Returns, 1992) 때가 절정이었던 것 같다. 자신의 어린시절의 모습을 에드워드에게 투영시켰던 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위노나 라이더의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극장에서 그녀의 모습을 보는 건 정말 오랫만이었다. 20살때인 너무도 예쁜 모습을 보고 있으니 행복하기도 했지만 가슴 한편으로는 뭔가 착찹하기도 했다. 동갑내기인 내가 그녀의 23년전 모습을 보는데 기분이 그랬다면 본인이 직접 23년전의 모습을 큰 스크린으로 다시 본다면 기분이 어떨까. 그러서 이번 감상이 더 슬펐는지도 모르겠다.




"Then why'd you do it?" "Because you asked me to"

(위노나 라이더는 원래 검은 머리이다.)




이번 극장에서의 감상을 통해 내가 알고 있던 가위손이 진짜 가위손이 아니었음을 느끼게 되었고 어여쁜 위노나 라이더의 Ice Dance를 큰 화면으로 볼 수 있어서 행복했다. 상영관은 거의 가득 찼는데 가위손을 처음 보는 관객들도 많았던 듯.. 많은 관객들이 장면 장면에서 웃어주고 반응해주어 더욱 좋은 관람이 될 수 있었다. 


배트맨2도 재상영 해주면 얼마나 좋을까.




2013년 3월 23일(토). CGV 명동역 1관 20:00편 E12. 만점.






가위손 (1991)

Edward Scissorhands 
9.4
감독
팀 버튼
출연
조니 뎁, 위노나 라이더, 다이앤 위스트, 안소니 마이클 홀, 캐시 베이커
정보
로맨스/멜로, 판타지, 드라마 | 미국 | 100 분 | 1991-06-29
글쓴이 평점  








P.S. 돌아오는 길에 버스정류장에서 본 중앙시네마의 모습. 지금은 폐관한 상태로 건물이 방치되어 있다. '러브레터'를 처음 본 추억도 있고 아내와의 추억도 많은 곳인데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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