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ogie's Blog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시리즈 본문

Book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시리즈

snowfrolic 2012. 9. 23. 02:19

초등학교 4학년 즈음인 것 같은데, 페이지에 그려져 있는 본을 잘라서 모형을 만들수 있는 책을 동네 서점에서 발견하고 구입하여 한참 만들었던 기억이 있다. 그런 류의 책으로는 해문출판사에서 나온 팬더판지공작 시리즈가 나름 알려져 있는 편인데, 내가 구입했던 것은 그 해문출판사 시리즈가 나오기 이전에 판매되었던 책이다. 책의 제목은 "프로펠러 전투기 만들기"로 기억되는데 그 외에도 "탱크 만들기","제트 전투기 만들기" 등이 있었다. 

아무리 책에 잘라서 만들수 있는 본이 있다고는 하지만 종이로 프로펠러 전투기를 만드는 것은 상당한 난이도였다. 요즘의 종이 공작처럼 단순히 잘라서 붙이는 수준이 아니라, 공작을 하기 위한 기본 작업에 대한 설명이 앞부분에 있었고 조각난 동체를 연결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작은 종이조각을 만들어 테잎처럼 사용하여 붙였으며 축이나 바퀴 등을 만들기 위해서는 별도의 작업을 해야 했었다. 그렇게 해서 만들어진 결과물은 생각보다는 정교하면서도 견고한 형태를 가졌다. 지금 다시 하라면 아마 못할 것 같은데 그때는 어린 나이에 어떻게 그렇게 오랜 시간을 방바닥에 쭈그리고 앉아 집중하면서 그걸 만들었는지 모르겠다.[각주:1] 


그 책에는 대략 열가지가 넘는 프로펠러 전투기의 모델이 있었는데 주로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유명했던 기종들이었다. 기억으로는 미국의 콜세어, 라이트닝, 머스탱(이 있었던가??) 등과 영국의 스핏파이어, 독일의 메서슈미트 등이 있었다. 일본의 전투기들도 있었는데 제로도 있었고 히엔이라는 전투기도 기억이 난다. 그 때는 그 책이 일본의 원서를 불법 복사한 것이란 걸 몰랐기 때문에.. 별로 유명하지도 않은 일본 전투기들이 포함되어 있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했었다. 지금 기억을 더듬어 보면.. 두어가지를 빼고는 다 만들었던 것 같다. 수채물감으로 색도 칠해서 전시해놓고, 당시 나의 최대 애장품이었던 아카데미과학의 머스탱 1/48 모형의 옆에 늘어놓고는 애지중지했던 기억이 난다.

그런데 이 책을 오늘 우연히 일본 아마존에서 발견하게 되었다. 1980년도 즈음에 발매가 되었기 때문에 이 시리즈는 일본에서도 이미 오래전에 절판이 되어서 판매가 되고 있지 않았지만[각주:2], 전체 시리즈 중 탱크, 전함, 증기기관차는 2004년에 복간이 되어서 지금도 판매를 하고 있다(정확히는 중고거래). 시리즈는 다음과 같다.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전차 (일본 아마존 판매)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군함 (일본 아마존 판매)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일본의 증기 기관차 (일본 아마존 판매)


복간이 안된 시리즈는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전투기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제트 전투기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여객기


그러니까, 내가 산 책의 원래 제목은 "切りぬく本 紙で作る世界の戦闘機 (자르기 책, 종이로 만드는 세계의 전투기)"였던 거다. 

이런 절판된 책들의 복간을 희망하는 "복간닷컴"이라는 일본의 한 사이트가 있는데, 이 사이트에 등록된 "세계의 전투기"의 복간에 대한 리플들. (http://www.fukkan.com/vote.php3?no=2468 / 구글 번역기)

- 초등학생 때 좌절했기 때문에 다시 도전하고 싶습니다!
- 어린 시절, 테이프를 사용하여 스티커로 만들어있었습니다. 어른이되면 더 예쁘게 만들려고 맹세. 에서 어른이 된 만 팔지 않는다! 꿈을 꼭!
- 어린 시절은 끈기가없고 중간까지 만들지 내 버리고 반복 이었음을 그립 게 생각해냅니다. 다시 시간을 들여 차분히 완성을 목표로보고자 요청하겠습니다.
- 어린 시절의 추억의 책입니다. 어린 시절에는 잘되지 않았지만 다시 원했습니다.

그래... 공감한다. 어릴 때는 쉽지 않은 난이도의 공작이지. 구할수만 있다면 나도 다시 한번 만들어 보고 싶다.


2023.9.24 추가
이걸 아직도 만들고 있는 분이 있다. 그 중 F4F 와일드캣의 완성작 모습을 40년만에 본 셈인데...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고 그렇다.
https://ameblo.jp/nyg1t10/entry-12628495523.html










  1. 정확하지는 않은데... 방바닥에 쭈그리고 만들면서 TV에서 하던 만화영화도 건성으로 같이 보고는 했는데.. 그때 만화영화가 "돌고래 호세피나"였던것 같다. [본문으로]
  2. 요즘 시대가 그런걸 만드는 시대가 아니다. 프라모델도 사양길인 시대이니... [본문으로]
Comments

Facebook Comments : Comment Moderation T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