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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알고보니 XX였다"는 식의 출생이 비밀이 난무하는 드라마를 우리는 막장이라고 얘기한다. 이런 식으로 평가하자면 후지타 카즈히로가 10년간 연재한 "꼭두각시 서커스"는 더 이상 넘어설 이야기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막장 중의 개막장이다. 비밀이 드러나지 않는 전반부까지는 아주 깔끔했지만, 후반부로 넘어가면서 출생의 비밀들이 양파까듯이 계속 드러나는데 솔직히 이게 뭔가 싶기도 했다. 그게 그랬는데... 마지막 43권, 등장인물들의 최후와 긴 이야기의 마지막을 보면서 형언하기 어려운 감동을 받아버리고 말았다. 판타지 장르임을 감안해도 설정의 헛점이 분명 드러나고 있지만 이야기의 시간이 흐름에 따라 강렬해지는 폭력성과 과잉폭발하는 감정 표현들이 그것들을 다 잊게 만들어 버린다. 그것이 클라이맥스에 이르는 마지..
이 시점에서의 일본 만화 얘기는 새삼스러울 것이 없다. 정식 수입이 시작된지 20년이 넘어가는 현재, 일본 만화는 여전히 맹위를 떨치고 있으며 그동안 한국 만화들도 많이 발전해서 그 이상의 퀄리티를 가진 작품들도 나오고 있다. 지금은 그런 얘기를 하려는 건 아니고... 음... 내가 처음 일본 만화를 접했을 때의 추억을 써보려고 한다. 먼저 그 때가 어떤 시절이었는지를 알 필요가 있다. 일본 만화가 본격적으로 우리나라에 선보이기 시작한 것은 1989년 아이큐점프에 토리야마 아키라의 드래곤볼이 연재되기 시작하면서 부터이다. 1980년대초 이전에는 어린이 잡지였던 소년중앙, 어깨동무, 새소년 등에 연재되는 만화들이 볼 수 있는 전부였고 당시의 만화로는 길창덕 화백의 꺼벙이, 쭉정이, 박수동 화백의 번데기 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