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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5

스펙터 (Spectre, 2015)

snowfrolic 2015. 11. 14. 20:18

샘 멘데스가 스카이폴을 연출하고 얼마나 많은 찬사를 받았으며 그 후속작을 연출한다고 결정되었을 때 얼마나 많은 기대를 받았는가. 그러나 결과물은 마치 포기한 듯이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하고 제작한 영화로 보이게 되고 말았다. 각본가가 여러번 바뀌면서 각본이 원하는대로 제대로 씌여지지 못했다는 얘기를 본 적이 있다. 그래서였겠지만. 007 세계관에서 가장 거대했던 악당 블로펠드(크리스토프 왈츠)와 그의 조직 스펙터는 너무 우스꽝스럽게 마무리되고 말았다. 전작과는 판이하게 다른 제임드 본드와 액션시퀀스의 묘사를 통해 감독이 의도했던 바가 무엇이었는지. 전작 스카이폴을 통해 그 이전까지의 제임스 본드를 리부트했다면 이제 전통적인 제임스 본드를 다시 소환하고자 했고 이를 위해 지금까지의 시리즈에서 묘사되었던 장면들을 차용하고자 했던 것은 알겠다. 역시 각본 때문이었는지... 시간 배분의 문제가 크지 않았나 싶다. 스펙터라는 조직의 신비감을 부각시키기 위한 서론이 너무 길었고 제임스 본드의 드릴 고문 장면에 너무 많은 정성을 들였다. 그러다보니 스펙터 기지에서의 액션 시퀀스가 압축되었고 너무도 간단하게 그 기지는 파괴되고 말았다. 다른 부분들이 어설프고 리얼리티가 떨어진다고는 해도[각주:1] 이 스펙터 기지의 파괴 과정 그 단 한가지만 제대로 보여주었어도 전체적으로 이렇게 허술해 보이지는 않았을 것이다. 




2015년 11월 13일, 메가박스 영통 M2관 23시 45분편, G12. ★★★☆



그렇다고는 해도 애스턴 마틴 & 재규어가 등장하는 로마 시내에서의 쫄깃한 추격전과 비행기와 랜드로버 등이 등장하는 스위스 설원에서의 미친 추격전, 죠스를 연상시키는 Mr. 힝크스(데이브 바티스타)과의 격투장면 그리고 M,Q,머니페니 등의 MI6 요원들 간의 멤버십이 부각된 점 등 전통적인 007 시리즈가 주는 유쾌함이 되살아나 있는 점은 나름 즐거웠던 부분이다. 


정말 어렵사리 스펙터를 다루기로 결정되었다면, 차라리 파트1, 파트2로 나누었으면 어땠을까?










  1. 원래 007 시리즈는 그런 맛으로 보는 거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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