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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8월의 크리스마스 (1998) 본문
허진호 감독은 '8월'에서 일상의 디테일을 참 잘 잡아낸다. 너무 사소해서 그냥 지나쳐버릴 수도 있을 그런 것들. 대사를 절제하는 대신 그런 디테일의 묘사를 통해 인물의 심리를 표현한다. 죽음을 담담히 기다리는 주인공 정원(한석규)의 마음속 요동침(?) 같은 것이다. 그런 그에게 따스한 봄햇살이 스며들 듯이 다림(심은하)이 다가온다. 그러나 영화는 멜로물의 전개를 거부한다. 그녀의 등장으로 정원의 마지막 여정이 가슴 뜨거워지기는 하지만 영화의 기본적인 기조는 한 인물이 죽음을 맞이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다. 이러한 연출자의 감성과 완벽주의 그리고 절제로 인해 '8월의 크리스마스'는 마치 예술 조각처럼 아름다운 영화가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원과 다림의 감정이 만들어져가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참으로 아름답고 마음을 뭉클하게 한다. 대화면으로 15년 전 그녀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심은하라는 여배우를 잃었다는 사실에 새삼 마음이 아련해졌다. 고마웠어요. 심은하氏.
2013년 11월 8일 24시 10분 메가박스 영통 7관 E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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