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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그래비티 (Gravity, 2013) 본문
정교한 입체 화면 및 입체 음향과 이를 염두에 둔 연출. 그것은 밝고 선명한 메가박스의 4K Dual 3D 화면과 섬세한 ATMOS 입체음향과 어우러져 최상의 스페이스 체험을 이끌어 낸다. 극장의 시스템이 제공하는 이런 체험은 보통 상영되는 영화의 내러티브와는 유리되어 있기 마련인데 이 영화는 체험 자체가 내러티브의 일부가 된다.
임무 지향의 전개라 이야기가 거의 없지만 상당한 이야기를 전달한다. 무척이나 세련된 전달 방식이다. 깜깜한 무중력 공간에서 내버려지고 내던져질 때의 두려움과 아찔함은 재난영화나 아크로바틱 액션 영화와 비슷하게 전달된다. 아, 이 영화는 이렇게 미션 완수를 향해 달려가다가 끝나는 건가...하고 살짝 실망감이 들려는 순간, 스톤 박사(산드라 블록)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진부하지 않게 끄집어 낸다.
"모든 시뮬레이션에서 실패했어요"(스톤). 숙련되지 못한 그녀에게는 암흑의 무중력 스페이스에 있는 것 자체가 도전이었다. 모든 희망이 사라졌다라고 판단된 상황에서 좌절하지만, 결국 그녀는 목숨을 건 지구 귀환의 시도를 힘겹게 결정한다.
"그래도 해보긴 했잖아요."(코왈스키(조지 클루니)). 살아간다는 것도 그런 것이다.
그런데 절체 절명의 순간에 중국어라니.. 이젠 정말 중국어를 배워야 하는 건가. 하지만 스톤 박사는 중국어를 몰라도 결국 조작을 해낸다. 텐궁의 조종 시스템이 러시아 소유즈의 것과 거의 동일하기 때문이다. 이건 중국의 우주기술을 찬양하는 것 같다가도 까는 건지...
결국 그녀는 '대지에 선다.' 그녀는 어머니와 같은 우주에서의 시련을 통해 지구에 다시 태어났다.
스릴러 장르라고 해도 될 만큼 강렬한 우주 체험이 인상적이기도 하지만, 한 명의 출연만으로 길지 않은 시간에 그처럼 강렬한 메세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이 영화의 진짜 매력이다. 그 균형을 절묘하게 이루어낸 감독과 그런 연기를 해낸 산드라 블록에게 찬사를.
개인적으로 음악의 사용은 조금 아쉬움이 들었다. 다른 영화와 비교해도 상당히 절제한 편이긴 하지만 우주 공간의 암흑감과 적막감을 표현하기 위해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게 좋았을 텐데하는 생각을 했다. 적막감의 표현 보다는 긴장감의 고조가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었겠지만.
감독은 코왈스키의 입을 통해 반복적으로 지구 찬양의 감탄을 말한다. 알폰소 쿠아론은 공개적으로 IMAX: Hubble 3D 가 가장 좋아하는 IMAX 영화라고 말한바 있다.
영화의 3D 입체감은 역대 최고이고, ATMOS 사운드 역시 효과적으로 사용되었다. 이들이 없었다면 스페이스 체험은 반감되었겠지. 하지만 이 영화에서 만큼은 스크린 크기가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 2.35:1 화면비에 ATMOS라면 메가박스 M2가 최적이지만, 왕십리 IMAX에서의 관람도 의미있는 시도일 것 같다. 63빌딩 IMAX에서 상영하면 최고겠는데..
2013년 10월 18일 금요일 오후 11시 50분편. 메가박스 영통 M2관 F14. 돌비 애트모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