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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1

왕실망 '써니' (2011)

snowfrolic 2011. 5. 6. 19:45

내가 진짜 영화 짜게 보는 스타일 아닌데...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

간만의 평일 휴가라 아이들 학교 유치원 보내놓고 아내와 조조 영화한편 땡기러 메가박스로 달려갔다. 선택한 작품은 어딜 뒤져봐도 호평 투성이인 영화, '써니'. 소재는 일단 뭐 진부하다면 그럴 수 있으나 어떻게 다루느냐에 따라 보석같은 결과가 나올수도 있는 80년대 학창시절에 대한 추억담. 영화는 주인공 임나미(유호정)의 현재 생활을 빠르게 보여주는 장면으로 시작하는데... 러닝타임 124분이 꽤 길게 느껴질 만큼 몰입이 잘 되지 않았다. 옛 미드인 '행운의 사나이[각주:1]'를 떠올리게 하는 결말은 차치하더라도, 보는 내내 폭소를 이끌어내기 위해 곳곳에 쑤셔넣은 대사 및 상황들이 너무 어색하고 작위적이어서 견딜수가 없었다. 계속 쓴웃음만 계속 지어줬다. 또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현재의 친구들을 찾아가는 전개방식은 나쁘지 않았는데 이 전개에 이은 결말은 너무 생뚱맞다고 할까. 도대체 어디서 감동을 받아야 하는 건지 알 수가 없다 (내가 무덤덤해서 그런거 아니다. 나 원래 영화보면서 감동 잘받는다.). 리얼리티 측면에서도 분명 소품과 배경은 86~87년대가 맞는데 뭔지 모를 위화감이 든다. 그 때를 되돌아보면 80년대 교실은 그렇게 난리법석 분위기는 아니었던 것 같고 또 그 어거지같은 대사들을 소화해내기에 어린 배우들의 연기력이 부족했기 때문에 그렇게 느껴진 듯 하다. 시나리오를 강형철 감독이 직접 쓰셨는데 전작 과속스캔들의 성공에 대한 부담을 많이 느꼈던 것이 아닌지 싶다. 그렇지만 20년전 봇물을 이뤘던 '내 사랑 컬리수'같은 헐리웃 가족코미디류 수준의 시나리오도 기대하기 어려운 걸까?


그나마 건진 것 두가지.

하나.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그 시절의 노래들.

Boney M 'Sunny'
Richard Sanderson 'Reality'
Joy 'Touch by Touch'
Cyndi Lauper 'Girl just want to have fun'
Tuck & Patti 'Time After Time'
나미 '빙글빙글', '보이네'
조덕배 '꿈에'
최호섭 '세월이 가면'
마그마 '알 수 없어'

이 중 Richard Sanderson의 'Reality'와 조덕배의 '꿈에'는 극장 사운드로 듣게 되니 너무도 황홀.

두번째. 마치 히든카드 처럼 꼭꼭 숨겨 놓았다가 맨 마지막에...  오~ 하는 탄성이 나오는 찰나 영화는 끝. 서운했다.




2011년 5월 6일 오전 10시 20분. 영통메가박스. 아내와 함께.
별 셋. (내가 아줌마가 아닌 탓에 추억의 공명이 적어서일지도)



써니 (2011)

Sunny 
9.1
감독
강형철
출연
유호정, 진희경, 고수희, 홍진희, 이연경
정보
드라마 | 한국 | 135 분 | 2011-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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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원제는 Lottery!. 미국에서는 1983년에 방영되었던 드라마로 복권 당첨 소식을 알려주려 사람들을 찾아다니며 당첨자들의 사연을 함께하는 내용. 우리나라에서는 1986년 경 방송되었던 것 같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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