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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Fortuna - 엑스칼리버 (Excalibur, 1981) 본문
1986년. 당시 학생이었던 나는 학교에서 단체관람으로 영화를 보기 위해 서울 어린이 회관을 방문한다. 제목이 '엑스칼리버'라고 해서 어릴 때 대인기 만화영화였던 원탁의 기사를 연상했을 뿐 어떤 영화인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 그렇게 영화를 보기 시작했는데... 첫 전투씬 부터 육중한 철갑을 두른 중세 기사들이 나와 피가 철철 넘치고 신체가 잘려나가며 가슴으로 창이 관통하는 하드코어한 장면들로 기를 죽이더니... 신비한 마법사 멀린이 등장하고 신검 엑스칼리버를 손에 쥔 여신의 팔이 호수에서 솟아나오는 장면에서 나는 완전히 넘어가고 말았다.우더왕의 죽음과 어린 아더가 신검을 바위에서 뽑는 장면, 란슬롯과의 대결, 기네비어와 란슬롯의 외도와 그에 이은 왕국의 몰락, 성배를 찾아나선 원탁의 기사들, 마녀 모르가나의 아들 모드레드와의 최후의 전투. 그리고 퍼시발의 마지막 장면까지 120분간의 상영시간동안 중세시대의 야만성과 신화적 신비감을 온 몸으로 체험하게 된다. 신화라고 부르기에는 멋적은 중세 시기의 소설같은 이야기인 아더왕 신화의 원전은 마녀 모르가나와 마법사 멀린간의 오랜 세월에 걸친 대결이 한 축을 이루지만, 영화에서는 그보다는 멀린이 우더의 사적인 욕망을 들어주기 위해 마법을 사용하면서 그것이 그 후대와 왕국 전체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주게 되는지를 신검과 기사들을 중심으로 장엄하게 그리고 있다.
당시 영화를 보면서, 원탁의 기사들이 말을 타고 달리는 장면에서 나오는 웅장한 합창곡이 무척 인상적이었는데 (지금이야 다 알지만... ), 이 음악은 독일의 칼 오르프가 작곡한 대서사시 카르미나 부라나(Carmina Burana)에 나오는 1번곡, "O Fortuna" (오 운명의 여신이여)라는 곡이다. 카르미나 부라나라는 이름은 보이렌의 노래라는 뜻의 라틴어로, 13세기 중세 음유시인, 수도사들이 노래한 세속적인 노래들을 기록한 수사본이 발견되면서 알려지게 되었다. 칼 오르프는 이 노래들 가운데 25곡을 골라 곡을 붙여 음악을 만들었고 1937년 독일 프랑크프루트에서 초연된다. 이 노래의 뜻을 모르더라도, 영화의 장면을 보면서 아드레날린을 솟게 하는 기사들의 기개가 느껴지게도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 둘러싼 어떤 운명이 느껴지게도 하는 그런 곡이다.
어린 나이에 첫 경험은 무서운 것이다. 이 처절하게 멋진 중세 환타지의 걸작을 맛 본 나는 중세 기사 이야기나 환타지 물 (론 하워드의 윌로우, 존 밀리어스의 코난 등등)을 찾아보게 되었지만 엑스칼리버 만큼 만족감을 주는 영화를 찾지는 못했다. 반지의 제왕 3부작을 보기전까지는. 사실 반지의 제왕 3부작은 거의 완벽한 영화라 할 수 있지만, 디지털의 힘이 거의 대부분인 영화라서 거의 30년전 순전히 사람의 힘으로만 만들어진 영화가 주는 아날로그적 감성에 비해서는 전달해주는 중량감이 많이 부족하다. 요즘 영화들은 그런게 많이 아쉽다.
이 영화로 존 부어맨 감독은 1981년 제 34회 칸 영화제에서 예술공로상을 수상하게 된다.
아래는 엑스칼리버 트레일러. 호수의 여신이 나오는 마지막 장면을 보시기 바란다.
이 영화로 존 부어맨 감독은 1981년 제 34회 칸 영화제에서 예술공로상을 수상하게 된다.
아래는 엑스칼리버 트레일러. 호수의 여신이 나오는 마지막 장면을 보시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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