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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 2016) 본문

Movies/2016

배트맨 대 슈퍼맨: 저스티스의 시작 (Batman v Superman: Dawn of Justice , 2016)

snowfrolic 2016. 3. 26. 04:10

조롱당했던 벤 애플랙의 배트맨. 미모 불평이 많았던 갤 가돗의 원더우먼. 그리고 아쿠아맨, 플래시가 등장하느냐 말도 않았던 던 오브 저스티스. 드디어 개봉했다. 그러나 시사회로부터의 반응이 심상치 않다. 거기에 로튼토마토와 메타스코어의 비평가점수가 맨 오브 스틸 이하로 떨어진다. 아 역시 잭 스나이더는 안되는 건가? 그래도 안 볼 수는 없는거 아닌가. 

 

좋던 나쁘던 이런 영화는 기다렸다 보면 안된다. 개봉일에 보거나 최소 개봉주 주말에는 봐야한다. 개봉일인 목요일에 보려했으나 사정상 금요일 심야상영을 택했다. 

 

 

 

 

150분여의 상당한 러닝타임인데 지루하지 않게 보았다. 전작인 맨 오브 스틸에서 지루하게 느껴졌던 강강강 액션씬은 어느정도 해소되었다. 무엇보다 잭 스나이더 특유의 어두운 땟깔이 DC 유니버스와 잘 어울린다. 하지만 캐릭터의 행동이 설득력있게 전달되지 않는 몇몇 장면들이 전체적인 완성도를 떨어뜨리고 있어 아쉬움이 크다.

 

수퍼맨/클락 켄트

지구를 구해줬는데도 불구하고 통제되어야 할 수퍼파워로 취급받는게 당황스럽다. 하지만 그는 본래 선한 인물이다. 사람들이 위험에 빠지면 망설임없이 나타나 구출해주고 사랑하는 로이스 레인이 위기에 빠지면 귀신같이 찾아 날아간다. 이런 순수함은 렉스 루터가 그를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된다. 이웃도시인 고담에서는 한 자경단원이 폭력적인 방법으로 범죄자들을 처단한다는 뉴스가 나온다. 그는 범죄자라할지라도 폭력적인 방법을 사용하는 배트맨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  

후반부, 렉스 루터의 함정에 빠진 그는 깨달았을 것이다. 그 처럼 강한 힘을 가진 이가 지략에 뛰어나지 못하다면 그 힘은 엉뚱한 곳에 사용될 수도 있다는 것을.

 

배트맨/브루스 웨인

부모인 토마스 웨인과 마사 웨인이 강도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을 또다시 보여주며 (특히 어머니인 마사의 장면이 부각된다) 배트맨의 트라우마를 강조한다. 특히 그는 부모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내내 몹시 시달린다. 또한 브루스 웨인은 맨 오브 스틸의 배경이된 전투로부터 웨인그룹 직원을 포함 많은 사상자를 낸 재난을 직접 겪은 이후 수년간 통제되지 않는 절대힘의 존재는 용납될 수 없음을 되새긴다. 그 절대힘을 제거하기 위해 많은 준비를 하고 그 절정으로서 크립토나이트의 수집에 집중한다. 만반의 준비 후 벌인 싸움에서 그 절대힘을 제거할 수 있는 마지막 찰나의 순간에 수퍼맨의 한마디. “마사, 그녀가 잡혀있다!” 그는 당혹해한다. 이 녀석이 어머니의 이름을 어떻게 알지? 

배트맨의 아우라나 액션은 여지껏 모든 배트맨 무비 중 최고이다. 다크나이트의 그가 수퍼맨의 정의감에 사로잡혀 범죄자를 처단하는데 답답했다면 이 배트맨은 범죄자를 ‘죽이는데’ 망설임이 없다. 또다른 ‘마사’를 구출하기위해 단독으로 총을 든 다수의 악한들과 싸우는 시퀀스는 예술이다. 두번 다시는 어머니를 잃고 싶지 않다는 듯 이를 악다문다. 

수퍼맨, 원더우먼과 둠스데이와 같이 인간의 범주를 초월하는 존재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그의 모습에서 왠지모를 안타까움과 진한 동질감을 느꼈다.

 

렉스 루터

제시 아이젠버그의 렉스 루터는 재벌 범죄자의 느낌보다는 다크나이트의 조커나 고담의 리들러와 같은 사이코패스에 가까워서 어울린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그의 연기가 부족했다기 보단 설정 에러라고 보여진다. 이미 조커는 죽은 후라서 그런 역할을 할 빌런이 필요했던건가?

 

로이스 레인

에이미 아담스에게 불만은 없다. 다만 헨리 카빌의 상대역으로는 너무 나이들어 보여서 아쉽다. 여자들이 심쿵한다는 수퍼맨과의 달달씬에서 시너지를 내지 못한다. 또 플레닛 데일리의 중견 기자로서 당당한 여성캐릭터로 보여지지 못하고 민폐녀처럼 그려진 것도 아쉽다. 이 영화의 최대 미스테리 중 하나는 로이스 레인이 갑자기 둠스데이를 죽이기 위한 무기로 크립토나이트 창을 떠올린 장면이다. 그녀가 둠스데이의 탄생과정을 알았다면 모르겠으나 극중에서 그런 설명은 없다. 수퍼맨이 그 창을 가지게 되는 과정을 위해 억지로 넣은것 같은것이다.

 

원더우먼/다이아나 프린스

아 이 얼마나 멋진 등장인가. 둠스데이의 공격을 양팔 크로스로 막으면서 등장. 동시에 울리는 그녀의 테마음악 - 전율. 둠스데이의 공격을 받고 밀려나면서 짓는 이것봐라하는 미소. 신도 아닌 메타휴먼임에도 둠스데이와 1:1로 대결한다. 이러니 수퍼맨이 로이스 레인을 구하러 날아가버렸겠지. 저스티스 리그의 얼굴마담이 아니라 제대로 된 전사로 묘사되어 얼마나 다행인가. 

 

조드 장군

죽어서도 편안히 잘 수가 없다.

 

 

배트맨과 수퍼맨의 대결이 다크나이트 리턴즈처럼 ‘장엄’하게 그려지지 못한 아쉬움은 크다. 이것에만 집중했더라면 서사 측면에서는 더 좋았을 것이다. 저스티스의 시작이라는 부제에 얽매여서 너무 많은 캐릭터와 이야기를 다루려고 하다보니 무리수가 따를 수밖에 없었고, 그것을 세련되게 봉합하기엔 잭 스나이더의 역량이 부족했다. 그럼에도 이 히어로 캐릭터들을 이렇게 멋진 비주얼과 음향으로 뽑아준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 

 

이번에도 다시 느끼지만, 수퍼맨의 액션은 재미가 없다.

 

 

2016년 3월 25일 메가박스 영통 M2관. 24시35분편. H13. ★★★★

CS 돌비 애트모스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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