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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웅문 2부 - 정이란 무엇이길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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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영웅문 2부 - 정이란 무엇이길래

snowfrolic 2013. 10. 27. 01:34


소설 영웅문 2부 초반, 이막수가 읇는 시가 있다.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늠하느뇨..."


영웅문 2부 신조협려에 워낙 감명을 받은 이유도 있겠고 그래서인지 당시 이 시를 너무 좋아해서 어딘가에 항상 적고 다녔던 기억이 난다.




가장 좋아했던 소설 영웅문 2부 영웅의 별 (신조협려)




이시의 원문은 금나라 시인 원호문이 1205년에 쓴 시, '매피당 안구사'이다.


매피당(邁陂塘) 안구사(雁丘詞) 

- 원호문(元好問), 1205 -


問世間 情爲何物 直敎生死相許

天南地北雙飛客 老翅幾回寒暑

歡樂趣 離別苦 是中更有癡兒女

君應有語 渺萬里層雲 千山幕景 隻影爲誰去

橫汾路 寂寞當年蕭鼓 荒煙依舊平楚

招魂楚些何磋及 山鬼自啼風雨

天也妬 未信與 鶯兒燕子俱黃土

千秋萬古 爲留待騷人 狂歌痛飮 來訪雁丘處


세상 사람들에게 묻노니, 정이란 무엇이길래 생사를 가늠하느뇨?

천지간을 가로지르는 새야! 너희들은 지친 날개 위로 추위와 더위를 몇 번이나 겪었느냐!

만남의 기쁨과 이별의 고통 속에 헤매는 어리석은 여인이 있었는데,

님께서 말이나 해주시련만, 만리 첩첩이 구름 덮힌 산에 노을질 때 외로운 그림자 누굴 찾아 날아갈꼬.

분수의 물가를 가로 날아도 그때 피리와 북소리 적막하고 초나라엔 거친 연기 의구하네.

초혼가를 불러도 탄식을 금하지 못하겠고 산귀신도 비바람 속에 몰래 흐느끼는구나.

하늘도 질투하는지 더불어 믿지 못할 것을 꾀꼬리와 제비도 황토에 묻혔네.

천추만고에 어느 시인을 기다려 머물렀다가 취하도록 술 마시고 미친 듯 노래 부르며 기러기 무덤이나 찾아올 것을.



원호문이 이 시를 쓰게된 이유는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원호문이 병주(幷州)로 과거를 보러 가는 중에 길에서 우연히 기러기를 잡는 사람을 만난 적이 있었다. 그 기러기 잡이가 원호문에게,


"내가 기러기 한 쌍을 잡았는데 한 마리는 죽었고, 한 마리는 그물을 피해 도망을 쳐 살았습니다. 그런데 살아남은 기러기는 도무지 멀리 도망가지 않고 그 주위를 배회하며 슬피 울다가 땅에 머리를 찧고 자살해 버렸습니다."


이 이야기를 들은 원호문은 죽은 한 쌍의 기러기를 사서 분수(汾水)가에 묻어 주고, 돌을 쌓아 표시를 하고는 그 곳을 기러기의 무덤이란 뜻으로 '안구(雁丘)'라 불렀으며 이를 기리는 시를 썼는데 이를 안구사라 전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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