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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3

관상 (The Face Reader, 2013)

snowfrolic 2013. 9. 17. 23:00


미래를 볼 수있는 능력을 가진자는 스스로 권력자가 되거나 권력에 이용되기 마련이다. 소문이 어떻게 났을까 싶을정도로 깊은 시골에 살고 있는 김내경(송강호 분)은 관상으로 인물의 미래를 정확하게 맞추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신통한 재주를 가지고 있을 뿐, 관상에 대한 철학이나 시대의식 같은 생각은 가지지 못한 인물. 그런 그가 우연히 김종서(백윤식 분)와 수양대군(이정재 분)의 권력싸움에 휘말리게 되면서 무엇이 옳은 것인지 자신은 어떤 선택을 해야하는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된다. 


관상이라는 소재를 계유정란이라는 역사적 사실에 믹스하여 이야기를 만들어가는 아이디어는 신선했다. 하지만 평범한 인물이 거대한 권력 싸움에 휘말려 입체적으로 변해간다는 전개는 식상한 부분이 있고 가깝게는 '광해'에서 이미 써먹은 내용이다. 관상의 김내경은 초반에 그 재주를 부려 사람들을 놀라게 할 뿐, 중반 이후에는 김종서의 한 책사로 그 역할이 변해버린다. 그 과정에서 무리수였다고 보여지는 에피소드도 있었고. 흥미로운 소재를 충분히 효과적으로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어서 그 때문에 제목이 내용을 충분히 대표하고 있지 못하다는 생각도 든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비교적 지루하지 않게 가는 편이지만 영화가 쓸데없이 길다. 2시간 20분의 러닝타임은 2시간 정도면 충분하지 않았을까 싶고, 긴 러닝타임에 비해 감정이입이 그다지 좋은 편도 아니다.


수양대군 역 이정재의 연기는 좋았다. 발성도 괜찮았고. 다만 수양대군의 설정을 그렇게 거친 무인집단의 수장으로 묘사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아쉬운 부분이었다. 그래서야 관상쟁이가 아닌 누가보더라도 반역을 생각하는 인물로 보일 수밖에 없지 않을까?[각주:1] 관상을 소재로 한 영화라면 수양대군을 겉으로 풍기는 인상과는 달리 얼굴 관상에 반역의 느낌을 가진 인물로 묘사하는 것이 더 좋았을 것이다.


기본 이상은 하고 재미있게 볼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좀 아쉬움이 많다. 좋은 소재를 전략적으로 활용하지 못했는데도 출연진이 워낙 훌륭한 탓에 그들의 연기력으로 버티는 영화가 되고 말았다.







2013년 9월 17일(화) 메가박스 영통 2관 E10 10:30분편. 아내와 함께(얼마만에 단 둘이 보는 영화인지).





관상 (2013)

The Face Reader 
7.8
감독
한재림
출연
송강호, 이정재, 백윤식, 조정석, 이종석
정보
시대극 | 한국 | 139 분 | 2013-09-11
글쓴이 평점  


  1. 실제 극중에서 김종서가 한 말이기도 하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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