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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캅 (RoboCop, 1987) -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본문

Movies/2013

로보캅 (RoboCop, 1987) - 부천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

snowfrolic 2013. 7. 27. 00:13


존경하는 폴 버호벤 감독님의 헐리웃 데뷔작 '로보캅'이 이번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된다는 것을 알고서는 얼른 예약. 극장에서는 이번에 처음 보게 되었는데, 이 영화를 처음 본 것은 1990년 전후로 기억된다. 물론 브라운관TV에 VHS 테잎으로... 상당히 편집된 버전으로 보았음에도 암울하고 비장미가 넘치는 매우 인상적인 영화로 기억하고 있었다.


극장에서는 꼭 보고 싶었던 영화 중 하나였기 때문에 기대는 상당했다. 영화제 상영이다 보니 자막은 세로 자막이었고, 디지털 상영이었는데 화질이 생각보다 나쁘지는 않았지만 썩 좋은편도 아니었다. 사운드는 그닥 좋지 않았는데 특히 음악이 다소 뭉게져서 들리고는 했다.


근 십 수년만에 다시 본 로보캅은 어두운 분위기의 하드 액션물이지만 한편으로는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시니컬한 풍자와 위트가 넘치는 아주 흥겨운(?) 영화였다. 영화 속 디트로이트 방송의 뉴스나 광고들은 현실을 상당히 직설적으로 비꼬아서 풍자하고 있는데, 그 장면을 굳이 시간을 들어 상세히 보여주며 메시지를 전달하는 방식은 상당히 통렬한 느낌이었고 감독은 이 방식을 이후에 제작되는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똑같이 써먹는다. 예전 기억으론 로보캅의 나름 라이벌 로봇이었던 ED-209는 돈만 쳐들인 아무짝에 쓸모없는 고철 덩어리였고 최후에는 발가락을 달달 떨어줌으로서 귀엽다는 느낌까지 들게 한다.


쓸데 없는 장면이 거의 없고 짧은 대화와 짧은 컷으로 빠르게 진행된다. 이야기를 베베 꼬지 않고 직설적으로 엔딩으로 달려가며, 잔인하면서도 화끈한 액션 묘사와 블랙 유머를 믹스시켜 매우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로보캅은 흥행에서도 대성공함으로서 이러한 폴 버호벤의 연출 철학을 헐리우드에 확실하게 각인시킨 명작이다.





로보캅의 사운드트랙. 정말 오랫만에 들었는데.. 영화와도 잘 어울리는 상당히 좋은 주제다.





최근 디트로이트 시의 파산으로 이 로보캅이 다시 회자되고 있는 모양이다. 세상은 25년전에 상상했던 뻔한 예측이 맞아 떨어지는 상황으로 가고 있는 건지.


롯데시네마 부천 1관 2013년 7월 26일 오후 5시




로보캅 (1988)

RoboCop 
9.5
감독
폴 버호벤
출연
피터 웰러, 낸시 앨런, 댄 오헐리히, 로니 콕스, 커트우드 스미스
정보
액션, SF | 미국 | 102 분 | 1988-00-00
글쓴이 평점  




※ 폴 버호벤의 로보캅 제작비화는 이 링크를 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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