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러브 스토리'와 '라스트 콘서트'의 Original Soundtrack (Love Story, 1970 / Dedicato A Una Stella, 1976)

오늘은 다른 영화를 하려고 했는데... 음악을 듣다보니 이걸 쓰기로 마음을 바꿨다. 1987년 학생이었던 시절 나는 영화음악에 완전 빠져서 MBC FM, KBS FM의 영화음악 프로를 빼놓지 않고 듣고는 했다. 당시에는 연말이 되면 각 방송사 영화음악 프로그램에서 엽서투표를 통해 영화음악 베스트 순위를 발표하는 이벤트가 있었는데 MBC의 FM 영화음악에서는 베스트 100곡을 열흘동안 나누어서 들려주어 너무 좋았던 기억이 난다. 어쨌든 그당시에 영화음악 순위발표만 하면 따놓고 1,2위를 다투는 두 OST가 있었으니 바로 러브스토리와 라스트 콘서트의 음악이다. 거의 예외가 없었다. 무조건 이 두 음악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1,2위.

영화 러브스토리는 아더 힐러 감독의 1970년 작품이다. "What can you say about a twenty-five-year-old girl who died?"로 시작하는 에릭 시걸의 베스트셀러 동명 원작 소설을 영화화 한 것인데 요즘에는 한물간 슬픈 사랑이야기의 원조격에 해당하는 내용이다. 부잣집 아들과 가난한 집의 딸이 서로 사랑하게 되지만 부잣집 아버지의 반대로 힘들게 살다가 여자가 병으로 죽게 되는 억울한 이야기. 좀 시니컬하게 말하기는 했지만, 청춘 시절 이루지 못했던 아름다운 사랑의 기억이 있는 사람이라면 지금보더라도 눈물 흘릴 수 밖에 없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영화이다. 영화 내내 감정을 고조시켜 주는 프란시스 레이의 soundtrack은 영화음악 사상 길이 남을 명반으로 많은 사람들에게 지금까지도 사랑받고 있다. 1971년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곡상을 받았고 동년 골든글러브에서 작품상(드라마), 여우주연상(드라마), 감독상, 각본상, 음악상을 휩쓸었다. 프란시스 레이는 이 영화 이전에도 프랑스 영화인 남과 여, 하얀연인들에서 좋은 음악을 만들었던 프랑스 음악계의 거장이다.

Theme from Love Story

 

Snow Frolic - 너무도 유명한 장면. 지금도 눈만 내리면 방송에서 나오는 음악이다.
라이언 오닐과 앨리 맥그로우. 다 큰 어른들이 아이들처럼 장난치는 모습을 보고있으면 마음이 즐거워진다.
 

라스트 콘서트는 루이스 코티스라는 감독이 1976년에 만든  이탈리아 영화인데, 사실 세계적으로 그렇게 유명한 영화는 아니다. 한국과 일본에서만 흥행에 성공하여 많이 알려지게 되었다고...아마 두 나라 정서에 맞는 듯. 원제는 스텔라를 위하여. 라스트 콘서트라는 이름은 일본에서 지은것 같다. 밝고 쾌활한 스텔라라는 소녀는 백혈병으로 얼마살지 못하는 시한부 인생이지만 우연히 만난 낙향한 음악가 리차드의 성공을 위해 많은 뒷바라지를 한다. 재기에 성공한 리차드는 공연의 마지막 곡으로 스텔라를 위하여 라는 곡을 연주하고 이 음악을 들으며 스텔라는 눈을 감는다. 이 마지막 장면에 많은 사람들이 울었던 기억이 난다. 많이 소프트한 영상은 의도된 것 같고(70년대니까...)과 배경이 되는 이탈리아의 풍경과 함께 연주되는 주제곡이 참 아름다운 영화이다.

라스트 콘서트 Main Theme

스텔라를 위하여 -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다.

그런데 1988년 부터 (정확히 1988년!!!) 이 러브스토리와 라스트 콘서트가 1,2위에서 밀려나기 시작했으며 이런 움직임에 가장 큰 역할을 한 것이 더티 댄싱의 Time of My Life (빌 메들리, 제니퍼 원스)였다. 당시의 나로서는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말도안되는 결과. 내 기억에 이 결과를 읽어주던 DJ 아줌마도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었다. 더티 댄싱은 한참후에나 보게됐는데... 재미있는 영화이긴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