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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kit TU-870K 진공관 앰프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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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lekit TU-870K 진공관 앰프

snowfrolic 2009. 8. 27. 01:35

원래 Hifi 에 잠시 관심을 가질 때도 진공관 앰프에 대한 로망은 전혀 없었다. 쓰기 불편하고 관리하기 어렵고 비싼... 그래서 아예 관심 대상 밖의 분야였다. 그런데 얼마전 사촌 동생이 보여준 2대의 진공관 앰프에서 뿜어주는 소리를 좋다고 하는 스피커(모던쇼트 아방 901i 였는지?)를 통해 들었을 때는... 크게 표시를 내지는 않았지만 속으로 받았던 충격은 컸다. 내가 그동안 싸구려 솔루션에서 음악을 들어와서 그런건지... 그렇게 온화하고 풍부하게 소리가 들려올 수 가 없는 것이었다. 진공관 앰프의 소리는 정말 다르구나...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머리 속에 지름신이 강림하시는 것을 막을 길이 없었다.

그 후로 온 인터넷을 뒤졌지만 저가형 진공관 앰프라고는 존재하질 않았고, 그나마 유일하게 눈에 뜨인게 일본의 Elekit 이란 업체에서 조립키트로 판매하는 TU-870 이었다. 이건 펀샵에서 한 때 판매했던 것으로 기억이 아스라히 남아있는데, 펀샵 뿐만이 아니라 여러군데에서 수입하였고 한국실정에 맞게 220V로 전원을 변경하여 TU-870K란 이름으로 판매되었었다. 자작이 힘든 사람들을 위해 5만원 정도를 더 받고 완제품을 판매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건 몇년전의 이야기... 지금은 이것 역시 판매하는 곳이 없었다. 모두 절판 또는 재고 없음.

한 동안 찾기를 포기하고 있었는데 지난 토요일 문득 생각이 나서 다시 구글링을 해보았고...미친듯이 찾아가던 중... 올레!!!! 딱 한군데 업체에서 재고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것을 발견!!! 누가 채어 갈까 얼른 신용카드로 결재해버렸다. 혹시 홈페이지를 업데이트 안해서 실은 재고가 없는 것이 아닌가 걱정했었지만 일단 기다려 보기로 했다.

앰프가 있으면 스피커가 있어야 하는데... 새로 살려니 최소 20만원은 넘게 줘야 할 거 같고... 생각하다가... 부모님댁에 동생이 안쓰고 방치하고 있는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7.1 스피커가 문득 떠올랐다. 이건 원래 2000년에 내가 PC에 물려 쓰려고 아남 AA-40과 같이 구입한 스피커였는데, 내가 분가한 이후로 그 동안 동생이 쓰고 있다가 최근 동생이 가게에 AA-40을 가져가면서 방치되고 있었다. 일요일에 다른 일로 집에 들렀다가 얼른 들고 왔다.

앰프를 기다리던 중 궁금해서 배송상황을 조회해보았는데... 어.. 아무 정보도 없는게 아닌가... 그래서 바로 전화를 해보았다.
"TU-870을 홈페이지에서 구입했는데요. 재고는 있는 건가요?"
"네, 재고는 있습니다. 어... 일단 저희가 확인해보고 다시 연락 드리겠습니다."
잠시후 전화가 걸려왔다.
"이 제품... 저희 판매가가 현재 최저가 아닌가요?"
"최저가고 뭐고.. 인터넷에 파는데가 아예 없던데요?"
"네... 어쨌던 신용카드로 결재하셨으니 그 가격에 보내드리겠습니다. 포장 잘 해 드릴께요."
"네. 감사합니다."

크하하... 귀한 신품을 찾은데다가 조립완제품을 저가로...

이게 Elekit의 원래 박스. 조립을 했기 때문에 뜯은 후 다시 포장한 흔적이 있다.
 
이건 개봉 후. 진공관 두개는 따로 포장되어 있다. 진공관은 6BM8 러시아산.

진공관을 장착한 후의 모습. 소켓이 좀 빡빡하다. 왼쪽 스위치는 전원. 오른쪽 스위치는 라입입력 선택.
가운데는 당연 볼륨. 아주 단촐한 구성이다. PC연결용으로는 아주 그만인.

와피데일 다이아몬드 7.1 및 PC와 연결한 모습. 계속 이렇게 놓아둘 수는 없고 배치를 고민해야 한다.

첫 곡으로 선택한 일기예보의 인형의 꿈을 뿜어주고 있는 모습.

셋업이 완료된게 밤 12시가 다 된 시간이어서 소리를 크게 들어보지는 못했으나, 기대했던 진공관 앰프의 따뜻함은 느낄 수 있었다. 워낙에 와피데일 스피커의 성향이 날카롭지는 않기 때문에 비슷한 성향의 진공관 앰프와의 매칭은... 똑 떨어지지는 않지만 부드럽게 슬슬 넘어가는 게 부담없이 다가오는 느낌이다. 저음부를 강하게 쳐주는 느낌이 부족한데 7.1 스피커도 좀 그런 편이고...TU-870이 원래 저음이 약하다고 한다. 개조를 해서 저음부를 보강하기도 한다니...

일단 앰프 튜닝은 둘째 치고, 지금 사용중인 동선이 아주 싸구려선인데 자리를 잡은 후에 괜찮은 넘으로 교체해줘야 겠다.

비록 저렴한 솔루션이지만 그 동안 모니터 스피커의 싸구려 소리를 들어왔던 터라... 대만족이다. 주말에 조금 더 큰소리로 틀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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