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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09

제10회 전주국제영화제 (2009)

snowfrolic 2009. 5. 8. 01:49


그렇게 부탁했건만 굳이 거절하는 아내를 뒤로 하고 혼자 jiff 로 향했다. (jiff 는 Jeonju International Film Festival)

Jiff 는 아내와 연애를 시작했던 2000년 처음으로 개최되었는데 그 1회 때부터 매년 방문했던 우리 부부에겐 의미있는 행사이다. 민준이가 태어났던 2004년(5회)과 이듬해 2005년(6회), 희준이가 태어난 이듬해인 2008년(9회), 이 세번을 제외하고는 모두 참석했었다.

이제 10회를 맞이한다. 2000년 5월초에 처음 갔을 때만해도 전주 시내 영화의 거리는 극장이 모여있기는 했지만 영화제를 하기에 부족한 편이었다.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생각도 했었지만, 떠나오면서 좋은 영화들을 볼 수 있었고 좋은 추억을 갖게해 준 이 영화제가 오래오래 지속될 수 있기를 바랬었다. 지난 4일. 방문했던 10번째 jiff 는 영화를 좋아하는 이들의 축제로 완전히 자리잡은 모습이었다.

Jiff 가 좋은 점은 평소 쉽게 접할 수 없는 영화들을 볼 수 있는 기회라는 것이다. 물론 어떤 영화들인지는 모른다. 영화제 프로그래머들이 선정해놓는 약 200여편의 영화들 중 아는 영화는 손에 꼽을 정도... 나머지는 완전 뽑기 운이다. 때론 너무 만족스러울 때도있지만 때론 끝까지 버티기가 힘겨운 영화가 걸릴 때도 있다. 하지만 힘들어도 버티고 끝까지 보는게 영화제의 재미다.

출발하기전에 프로그램을 살펴보았었다. 10주년이라 그 동안 상영되었던 작품들 중 인기 있었던 것들을 재상영해주는 섹션이 있었다. 2006년 7회때 아내와 함께 너무나 만족했던 두 영화, 비르와 자라 그리고 하바나 블루스가 선정되었다. 하바나 블루스를 다시 보기로 결정. 또한 디지털 삼인삼색 섹션의 감독들이 추천하는 영화를 상영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평소에 말로만 듣던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영화가 상영된다는 것을 보았다. 이 영화, 거울을 보기로 결정. 나머지는 프로그램 안내 문구만 보고 골랐다. 레일라의 생일, 그리고 질주.

10th Jiff 공식 트레일러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a7Lbr66R2M0$



레일라의 생일 (5/4, 11:00, 메가박스)
우리는 영화를 통해서 그 나라의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를 알 수가 있다. 미국 사람들의 생활이 익숙한 것도 우리가 미국 영화를 많이 보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이스라엘과 분쟁중인 팔레스타인의 한 가장의 이야기 이다. 한 전직 판사가 정국의 불안으로 판사직을 구하지 못해 택시 운전을 하고 있다. 딸의 생일날 선물과 케익을 사려고 하지만 여러 사건에 휘말리면서 선물은 커녕 일만 점점 꼬여간다. 결국 짜증만 가득한 채 선물,케잌도 못사고 집으로 돌아오지만, 하루의 일들로 택시에 남겨진 물건들로 무사히 딸의 생일을 축하해주게 된다. 상황들은 코믹하게 그려지지만 그 면면의 일들은 불안한 정국속에 살고 있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노곤함이 묻어나온다. 

레일라의 생일
감독 라시드 마샤라비 (2008 / 팔레스타인, 네덜란드, 튀니지)
출연 모하메드 바크리, 아린 오마리, 누르 주비
상세보기

레일라의 생일 LAILA’S BIRTHDAY
PALESTINE, TUNISIA, THE NETHERLANDS | 2008 | 72MIN | HD | COLOR
DIR _ RASHID MASHARAWI 감독 _ 라시드 마샤라비
한때 판사였던 아부 레일라는 정치적 상황 때문에 택시 기사로 일하고 있지만, 항상 자신이 판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딸의 생일케이크와 선물을 집으로 가지고 가는 사소한 일에도 우리가 상상하기 힘든 장애물을 통과해야 하는 팔레스타인의 하루를 주인공은 어떻게 헤쳐나갈까? 감독은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전쟁 속에서 일상을 영위해야 하는 한 남자의 삶을 해학적이면서도 따뜻하게 그려낸다.


하바나 블루스 (5/4, 14:00, 전북대 문화관)
2006년 7회 영화제 때 받은 감동이 그대로... 쿠바 하바나의 언더그라운드 락밴드를 하는 루이와 토티의 이야기를 그린 스페인 영화이다. 두 주인공은 외국 기획사에 발탁되어 출세할 기회만을 노리며 동료들과 열심히 음악을 하던 중 우연히 스페인의 기획사에 발탁되어지는 행운을 얻게된다. 루이는 아내 카리다드와의 사이에 두 아이가 있는 가장이지만 돈벌이가 거의 없어 아내와의 불화가 점점 심해진다. 결국 카리다드는 루이와 이혼 후 두 아이와 미국의 어머니에게 가기위해 보트 밀항을 하기로 하고, 좋은 기회였던 스페인 기획사의 제안에 실망한 루이는 지긋지긋한 하바나 생활을 벗어나고 싶어하는 토티와 다투고 사이가 멀어지게 된다. 밴드의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공연에서 루이와 토티는 화해하고... 후회없는 공연을 펼치며... 아내와 두 아이는 떠나고... 토티도 스페인으로 떠난다. 박력넘치고 열정적인 락밴드들의 음악이 활홀하게 펼쳐지는 가운데 주인공 루이의 우울한 실패담을 듣고 있노라면... 웃고 있지만 웃는게 아닌 하바나 사람들의 회한이 가슴으로 느껴진다. 마지막 루이가 아내와 두 아이를 떠나보낼때... 지난번 볼 때보다 두 배는 더 운것 같다. 아이가 하나 더 생겨서 그런가... 배급사는 워너브러더스.

예고편 http://tvpot.daum.net/clip/ClipViewByVid.do?vid=CdaS_q4DkKU$

하바나 블루스
감독 베니토 잠브라노 (2005 / 쿠바, 스페인, 프랑스)
출연
상세보기

하바나 블루스 HABANA BLUES
SPAIN, CUBA, FRANCE | 2005 | 110MIN | 35MM | COLOR
DIR _ BENITO ZAMBRANO 감독 _ 베니토 잠브라노
무명 뮤지션 루이와 티토에게 유명해질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온다. 기회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루이와 티토, 과연 그들은 음반을 만들 수 있을까? 유수 영화제의 오리지날 스코어링 부문에서 수상했을 만큼 다양한 장르의 음악들로 채워진 사운드 트랙은 이 영화의 최대 강점이다. 2006년 전주영화제 상영작으로 관객들로부터 큰 호평을 받았다. 2005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부문 폐막작



거울 (5/4, 15:00, 프리머스)
롱 테이크와 느림의 미학으로 워낙에 유명한 러시아의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의 초기 작품이다. 영화를 추천한 감독이나 소개한 프로그래머도 35mm 대형 스크린으로 보는 것은 처음이라고 할 정도로 극장에서 보기는 어려운 영화(라고 한다.). 그동안의 영화제 경험으로 나름 각오를 하고 보았으나... 완전한 나의 패배였다. 한마디로 감독의 언어를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할까. 나열되는 화면들은 이야기를 전하고자하는 의도가 아닌 것으로 보였으며 마치 시를 영상으로 옮겨놓은 것 같았다. 역시 컷을 절제한 롱 테이크는 아주 돋보였다. 인터넷으로 이 영화의 해석에 대한 글 들을 몇개 보았는데 어떻게 그렇게 해석할 수 있는 건지도 이해할 수 없었다. 뭔가 깨달음을 얻어야 이런 영화를 이해를 할 수 있는 건지...
거울
감독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1975 / 러시아, 소련)
출연 마가리타 테레코바, 이그나트 다닐체프, 라리사 타르코프스카야, 알라 데미도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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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MIRROR
RUSSIA | 1974 | 108MIN | 35MM | COLOR
DIR _ ANDREI TARKOVSKY 감독 _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2009년 디지털 삼인삼색에 참여한 라브 디아즈 감독의 추천작. 영화 시인이자 철학자인 안드레이 타르코프스키 감독이 망명 전 소련에서 만든 영화로 자전적인 색채가 강하게 나타난다. 감독은 시인인 아버지 아르세니 타르코프스키의 자작시 낭송을 영화 속에 삽입하고, 마지막 장면에 자신의 어머니 마리아 이바노브나를 출연시키기도 했다. 현실과 꿈을 넘나들 듯 경계 없는 장면 전환과 초현실적인 미장센, 탁월한 슬로우 모션의 사용은 한편의 영상 회화를 보듯 신비롭다.



질주 (5/4, 18:30, 메가박스)
이번 영화제는 스리랑카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볼래야 볼 수가 없는 스리랑카의 영화들이 선정되어 상영되는데 프로그래머들이 추천하는 영화 중 하나가 이 영화이다. 본편 상영전 영화의 감독이 나와서 당시 스리랑카 젊은이들의 모습을 담고 싶었고 그것을 같이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소개말을 하였다. 1980년에 제작된 흑백영화이며, 분위기는 마치 70년대 한국영화이다. 낙태 문제를 둘러싼 20대 남녀의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당시로서는 영화에서 낙태를 다룬다는 것이 충격이었다고 한다. 주인공으로 나오는 찬다레라는 청년은 정신 못차리는 대책없는 인생이지만 마지막에 낙태계획이 실패하고 결혼으로 해결하는 것을 보면 순진한 구석도 있다고 해야 하는 건지... 감독이 말 하고자 하는 바는 알겠으나 전반적으로 주인공들의 행동이 이해가 안가는 부분이 많았으며, 제목은 왜 질주인지, 프로그래머들은 왜 이 영화를 추천했었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질주
감독 달마세나 파티라자 (1980 / 스리랑카)
출연 비자야 쿠마라툰가, 인디라 아베이세나, 조 아베이크라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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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주 ON THE RUN
SRI LANKA | 1980 | 123MIN | DIGIBETA | B&W
DIR _ DHARMASENA PATHIRAJA 감독 _ 달마세나 파티라자
찬다레는 채무 불이행으로 빼앗긴 자신의 차를 찾으려고 보험회사에서 일하고 있다. 또래 세대들과 마찬가지로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도시로 온 그와 그의 여자친구는 자신들이 아기를 가졌음을 알게 되고, 불법으로 낙태를 하기 위해 돈을 모으기 시작한다. 불안정하고 불확실하기만 한 스리랑카 젊은이들의 삶을 다룬 영화로, 여전히 스리랑카에서 논쟁거리로 남아있는 낙태문제를 전면에 내세워 더욱 화제를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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