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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ry

아내 퇴직하다.

snowfrolic 2009. 4. 3. 23:42




이러이러하고 저러저러한 구구절절한 사연 끝에 아내는 오늘 부로 퇴직했다.
남들은 이 어려운 때에 그 좋은 직장을 왜 그만두느냐고 말하지만, 그 속사정을 본인이 아닌 이상 다 설명하기도 어려운 법.
그녀의 퇴직으로 인해 우리 가계 소득이 50~60% 정도 감소하겠지만, 두 아이들 옆에 누구보다도 든든한 사람이 있어주게 되니 또한 안심이 된다.

그런데 회사에서 느끼는 감정은 다소 괴이하다고 할까.
집으로 돌아온 아내인데, 사람이 못 볼 곳으로 간 것도 아닌데,
사내 메신저의 아내 이름에 로그인 '불'이 꺼진 순간 마음이 어찌나 허전하든지...

글쎄...

내가 아내 회사의 그룹 계열사에 입사하면서부터 (아내는 40기 1차, 나는 17차이다.)
사내 메일을 통해, 또는 메신저를 통해 수시로 이야기 하고,
서로 가까이 가게되면 사업장에서 만나 데이트하기도 하고,
기술전 행사시에도 만나서 같이 구경하기도 하고,
또 서로의 회사 이야기로 꽃(?)을 피우기도 하고...
그게 연인사이여서, 부부사이여서 물론 그랬겠지만
오늘 와 생각해보니 직장 동료 관계로서의 그 무엇이 생겼던 것 아닌가 싶다.

그렇군. 마치 절친했던 옆 동료가 퇴직했던 날의 기분.
그런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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