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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앤트맨 (Ant-Man, 2015) 본문
이렇게까지 마블 영화를 챙겨볼 생각은 없었지만 보게 된 이유.
1. 개봉 후 예상 외로 평이 괜찮고 아이들과 같이 보기 더 좋은 것 같다는 의견들을 보고 생각이 바뀜.
2. 어제 추석 벌초 강행군으로 몸이 녹초가 된 상태였지만 주말을 그냥 이렇게 보낼 순 없다는 생각.
IMAX 개봉을 했길래 imdb에서 spec을 봤는데 IMAX로 촬영된 영화는 아니고 1.85:1로 제작. 그럼 메가박스 영통 M2관이지. 그런데 M2관에서도 2D + Dolby Digital 과 3D + Dolby Atmos의 2가지 상영을 교차로 하고 있다. 웬만하면 Atmos 상영을 보는 편이지만 3D로 보기 싫어서 2D Digital 상영을 택했다. 시간대도 잘 맞았고. 영통M2에서 1.85:1 영화를 오랫만에 봐서 그런가, 화면이 꽉차니 스크린이 정말 크긴 크구나 새삼 느꼈다. 얼마전에 CGV판교 IMAX에서 본 인터스텔라 화면과 그닥 큰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
마블 영화 시리즈의 첫번째 편은 해당 히어로의 기원을 다루고 있어서 흥미롭게 볼 수 있는 편이다. 앤트맨도 마찬가지인데 좀 다른것은 초대 앤트맨인 행크 핌 박사(마이클 더글라스!!!)가 주인공이 아니고 2대 앤트맨인 스캇 랭(폴 러드)이 주인공이라는 점이다. 행크 핌 박사가 활약했던 시기는 2차세계대전 즈음이라 쉴드의 초기 멤버들인 하워드 스타크, 페기 카터(헤일리 앳웰)들과 관련이 되어 있다. 영화 시작에 이들이 등장한다.
앤트맨의 영화 분위기는 뭐랄까 가디언스 오브 갤럭시와 비슷하다고 느꼈다. 똑똑하고 부자인 인물들의 영웅이야기가 아니라 어딘가 결함이 있거나 아픔이 있는 인물들이 우연히 히어로가 되고 그 운명을 받아들이며 그들이 원하는 관계를 회복하는 서브구조를 가진다. 그들이 사는 세상은 럭셔리하거나 으리으리하지않으며 흔한 동네 친구들과 그 부류의 문화들이 배경으로 등장한다.
주인공의 능력이 개미 크기만큼 작아지는 것이므로 당연히 액션의 스케일도 작아진다. 그게 재미있는 부분이다. 주인공의 시점에서는 장난감 건물도 실제 건물같이 크지만 정상의 세계에서는 장난감이 부서지는 정도인 것이다. 히어로 무비에서 주로 등장한 이후 '맨 오브 스틸'에서는 빌딩파괴 포르노라는 비난을 들을 정도로 확대,반복되던 도시 파괴 액션에 대한 야유같은게 느껴져서 오히려 즐거웠다.
전체적으로 유쾌했고 가족애를 다루고 있는 부분도 있어서 지루하지 않게 봤다. 액션이 입이 떡 벌어질 정도는 아니었지만 참신했고 나름 즐거웠다. 액션씬 중 크기가 줄어졌다 커졌다하는 장면이 많다보니 3D로 볼 껄 그랬나 하는 후회가 들기도 했다. 다만 이야기 구조는 특별한게 없이 사실 좀 허접한 편이고 대런 크로스(코리 스톨)가 악한이 되어야 하는 동기부여가 약하다. 수많은 훈련을 거친 스캇에 비해 처음으로 슈트를 입은 옐로우자켓이 어떻게 앤트맨과 대등하게 싸울 수 있는지도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다 (과학적 오류는 논외).
호프 역의 에반젤린 릴리를 보고 누구였더라 한참 생각끝에 호빗의 타우리엘이었다는 걸 떠올렸다. 앤트맨에서 까만머리 헤어스타일의 그녀를 보니 예전 마이클 더글라스의 아내였던 캐서린 제타 존스와 많이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앤트맨과 옐로우자켓의 대결 중에 등장하는 토마스기차 씬에서 크게 웃었다. 영화가 끝나고 토마스와 친구들 노래를 부르며 민준이와 걸어 나왔다. 다시 들어보며 즐겁게 불러보자.
2015년 9월 6일 메가박스 영통 M2관 19:00 편 H16,17. 민준이와 함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