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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13

변호인 (2013)

snowfrolic 2013. 12. 21. 00:59

 

나의 영화 성향은 도대체 어떤 쪽이냐를 심각하게 고민해봤다. 왜 나는 이영화에 크게 감동하지 못했을까? 


모든 이들이 찬양 일색인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나는 만족감을 몸으로 느끼지 못했다. 내가 '그 분'의 지지자가 아니어서(반대파의 지지자는 더욱 아니다) '그 분'의 일생에 대해 감정이입이 잘 안되서 였는지, 그 시대를 살았으나 그 시대의 정신을 체험하지 못해서 였는지 모르겠다. 


궁금해서 감독이 누구인지 살펴보았다. 양우석 감독. 작품활동으로는 웹툰인 '당신이 날 사랑해야 한다면(2009)', '스틸레인(2011)' 두 작품의 스토리작가로 활동한 것이 전부이다. '변호인' 연출과 각본을 모두 했는데, 원래 스토리작가였으니 각본이야 그렇다 치더라도 영화 연출은 처음인데도 괜찮게 영화가 나온 것에 살짝 놀랬다. 경험 많은 이태윤 촬영감독의 도움이 있어서 였는지 모르겠지만. 하지만 다른 면으로 생각해 보면, 그래서인가 또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출이 그다지 특별해 보이는 면이 없다는 것이다. 화려한 경력의 김상범 편집감독이 맡았음에도 편집은 별로 고민하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했고 영상도 보통 이상은 아니었다. 전체적으로 평범하고 약간은 덜 다듬어진 듯한 그런 영화. 감독만의 고유의 성향을 드러내 보이지 못했으며 그간 많이 보아온 전형적인 한국 영화 스타일의 범주에서 크게 벗어나지도 못했다. 데뷔작치고는 잘 했네라고 말할 수 있겠으나 서포트하고 있는 화려한 스탶들과 배우들을 감안하면 역시 감독의 경험부족인가하고 생각할 수 밖엔.


분명 마음의 울림은 있다. 그것은 영화적 연출에 의해서라기 보다는 불의의 시대에 분노하고 신념대로 행동한 송우석이라는 인물 때문이다. 그리고 그를 연기한 송강호의 역대급 연기때문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 1조 2항을 외치는 장면에서는 짧은 외마디 감탄과 함께 왜 너희는 그 당연한 권리와 이치를 모르고 살고 있는 것이냐, 제발 정신 좀 차리고 살아라하고 나무라는 듯해서 역설적이게도 카타르시스를 느껴버렸다. 우연인지 2013년 현재의 시대 상황에서도 분명 울림을 주는 영화가 되어버리기도 했고. 


시작하자 마자 이 영화는 허구라는 알림을 주지만, 어느 누구도 '그 분'의 전기영화라는 것을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허구라고 주장하고 싶었다면 차라리 마지막 1987년의 항쟁 장면을 뺐으면 어땠을지.





2013년 12월 20일 금요일 20시 45분편 동수원 CGV 8관 E15



변호인 (2013)

The Attorney 
9.5
감독
양우석
출연
송강호, 김영애, 오달수, 곽도원, 시완
정보
드라마 | 한국 | 127 분 | 2013-12-18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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