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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스타트렉 다크니스 (Star Trek Into Darkness, 2013) 본문
에이브럼스의 스타트렉은 재미있다. 이 다크니스는 전편에 비해 확실히 더 그렇다. 그런데 ... 더 좋을 수도 있었다. 그게 아쉽다. 이 스타트렉은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쉴틈이 없다. 계속 사건이 터지고 몰아붙인다. 그런 펀치들을 계속 맞다보면 마지막에 강펀치를 맞아도 아프네 싶을 뿐이다. 오랜 긴장과 견제 중에 카운터를 맞아야 쓰러지게 되는 법인데 말이다.
오리지널 스타트렉은 호흡이 긴 편이었다. 캐릭터에 스며들 수 있는 시간적 여유를 더 줄 수 있었고 관객은 U.S.S. 엔터프라이즈 승무원들의 팀웤에 빠져들게 된다. 이 오리지널 캐릭터를 잘 살리지 못했다는 원망이 아니다. 최근의 영화 스타일은 그렇지 않다는 것도 안다. 에이브럼스는 캐릭터는 참고하되 다른 스타트렉으로 다른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러면 철저히 그렇게 했어야지... 그의 스타트렉은 캐릭터를 잘 설명하지도 못했고 액션의 완급조절이 없어 긴장감을 만들어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뒤따른다. 액션 시퀀스를 이어붙이는데 바빠서 캐릭터를 설명할 시간이 아까운듯 보였다. 인물들이 캐릭터를 드러내기 위해 하는 대사들은 왠지 겉도는 듯 했다. 1
그래서 이 '다크니스'는, 보는 동안은 확실히 재미있는 영화이지만 다시 보고 싶은 마음이 들게하는 매력이 없다. 그냥 잘만든 SF 액션 블럭버스터 영화 중 하나에 그치고 말았다. 2009년의 전편이 그랬던 것 처럼.
어쩌면 내가 좋아하는 스타일이 구식이 되어버린 것일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최근 SF 블럭버스터들의 전개방식은 분명 획일화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수 없다.
그래도 전편보다는 이 다크니스에게 더 큰 감흥을 가지게 되는 것은 이 영화가 오리지널 시리즈 2편을 리메이크하고 있기 때문이다. 논란이 있었으나 결국 컴버배치의 정체는 Khan 이었고 유리벽에 손을 맞대고 있는 스틸 컷은 이미 알고 있던 그 장면이었다. 역할이 바뀌기는 했지만. 그 장면에서는 '그걸 이렇게...' 라는 생각이 들면서 좋은 느낌으로 보았는데, 그 역할은 스팍이 하는 것이 더 설득력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2
이 영화. 그렇지만 추억이 있기 때문에 버릴 수는 없는 영화다. 소중한 크루들, 짐 커크, 스팍, 스코티, 체코프, 술루, 우후라, 그리고 닥터 맥코이. 배우들은 바뀌었지만 참 소중한 캐릭터들이다. 그리고 감동적인 U.S.S 엔터프라이즈도.
전편에서는 낯설었지만 이젠 마이클 지아키노의 음악에도 익숙해진 것 같다. 마지막에 오리지널 스코어를 살짝 들려줘서 고맙기도 하고.
2013년 5월 30일. 메가박스 영통M2관 20시 50분편 G10. 개봉전야 상영. 용택과 함께.
그런데 대체 영통M2관의 Dolby ATMOS 는 언제 설치되는 걸까? 지난번 4월 문의시에는 업체에서 테스트 중이라고 해서 다크니스 개봉 시에는 볼 수 있겠구나 싶었는데.. 에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