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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반게리온 Q (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 : Q, 2012) 본문

애니 만화

에반게리온 Q (ヱヴァンゲリヲン新劇場版 : Q, 2012)

snowfrolic 2013. 4. 24. 23:42


18일 예매 시작하는 날, 전야상영을 확대하여 동네 메가박스 M2관에서도 한다는 소식을 듣고 얼른 예매. 이미 중앙 자리는 다 팔린 상황이었으나 D열이라도 그냥 구입. 






에반게리온의 열렬한 팬이었음에도 왜인지 10년만에 재시작된 신극장판 프로젝트에는 별 관심이 가지 않았었다. 그래서 서,파를 극장에서 보는 기회를 놓쳤고, 이번에도 봐야겠다는 마음이 그렇게 크지는 않았는데 @cinefringe 님의 간곡한 권유로 결심. 어차피 5월전에 포인트를 써야하기도 했고.


이상하게도 예매를 하고 나니 극장 갈 생각에 오늘은 내내 두근 두근하는 것이 아닌가. 일을 마치고 바로 극장으로 달려갔다. 영수증표 대신 에반게리온 Q 이미지가 프린트된 이벤트 티켓을 준다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발권기를 사용하지 않고 창구로 갔다. 직원이 알아서 '이벤트 티켓으로 드릴까요?' 물었고 나는 힘차게 '네!'. 내가 있던 그 시간 로비에 모여있던 사람들은 거의 에반게리온을 보러온 사람들이었고... 콜라나 하나 살까하고 봤더니 사람들이 뭔 줄을 길게 서있는데 아닌가. 뭔가 했더니... 에반게리온 콤보세트 \11,000 사면 한정판 기념엽서를 준다고... 이런 근면한 덕후들 같으니라고. 나도 사고싶기는 했지만 혼자가서 팝콘 다먹기도 어렵고(원래 영화보면서 팝콘 잘 안먹음), 콜라 두 잔 들고있기도 웃겨서 포기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콜라 하나만 들고 상영관 입구로 올라갔는데.. 세상에.. 여태 메가박스 다니면서 긴 줄을 서서 입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었다. 좌석에 앉아 자리 정돈과 마음 정리를 좀 하고 있는데... 주위에서 느껴지는 이 프레셔는 뭐지? 앉아있는 관객들이 상영될 영화를 기대하며 집중하는 에너지는 여지껏 느껴보지 못했던 그것이었다. 그리고 본 편이 시작.



지구로 강하하는 에바2호기와 아스카의 모습이 나오는 가운데 에바 OST중 "Decisive Battle"의 전주가 두두둥 두두둥 둥둥둥... 그토록 심장이 터질 듯 흥분되고 가슴이 벅차오를 줄이야. 장면의 퀄리티 때문만은 아니었는데... 17년전에 그렇게 미쳐있었던 그 존재들을 커다란 화면과 세련되고 풍성한 사운드로 다시 만나고 있었기 때문이었던 것 같다. 뒤이어 아스카가 사도를 만나는 장면에서 귀에 많이 익은 음악이 나오는데, 이건 에바의 OST는 아닌데 뭐였더라... 가물가물. 이번 Q의 핵심병기 공중전함 '분다'의 전투씬 역시 입을 다물수가 없었는데, 그 장면에서 2호기의 지원으로 '분다'가 시동을 걸고 비상을 하는 순간 울려퍼지는 전율돋는 행진곡 풍의 그 음악은!!!! 그 가물가물했던 음악 역시. 이거였어 ㅠㅠ ↓





아... 안노는 정말 우려먹기의 대가로구나...



Q는 신지가 일으킨 서드 임팩트가 일어난지 15년 후의 이야기인데...


  카오루 : 이럴수가 내가 XX가 되다니... 어쩌구 저쩌구 중얼중얼

  신지 : 카오루! 네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어!!!

  나 : 나도 너희가 무슨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관객이 영화의 배경을 잘 알고있든지 말든지 상관없고 관객과의 소통도 관심없고, 나는 쏟아 부울테니 너희가 알아서 보라'는 감독의 의지가 팍팍 느껴지는데... 에바가 원래 그런 편이긴 하지만 Q는 좀 심했다.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할 수도 없다.




여하튼 멘붕과 감격이 교차하면서 정신못차리고 있던 가운데 갑자기 "つづく". 어억?! 옆에 앉았던 직장인 처자는 그걸보고 주먹을 휘두르기도. 아무것도 모르고 반지의 제왕 - 반지원정대 편을 보았을 때의 느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는데 ... 엔딩 중인데도 거의 대부분의 관객들이 남아서 끝까지 보고 있다. 그리고 엔딩 크레딧의 가장 마지막에 나타나는 카리스마.



        總監督       

     庵野秀明     

"총감독 암야수명"




언제할지 기약없는 다음편의 예고 영상[각주:1]까지 보고서 자리를 일어나는데 뒤에 앉은 관객들 간의 흐뭇한 표정들과 에바와 안노에 대한 대화들... 영통 M2관에서 459석의 관객이 가득 찬 상태로 영화를 본 것도 드문 일이었고 그 관객들이 모두 상영하는 영화에 기대를 가지고 같이 몰입해서 보았던 상영은 처음이라, 그런면에서 이번 상영은 특별한 체험이었다. 같이 보는 관객들과의 호흡도 영화의 체험을 더 좋게하는 요인 중 하나이겠구나 싶었다.



앞선 이유 포함 내용면에서 썩 만족스럽지는 않았지만 안노의 허세에는 익숙해져 있고 그것을 즐기는 부분도 좀 있어서 큰 단점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에반게리온이라는 브랜드로 먹고 들어가는게 참으로 큰 영화이고, 가이낙스 특유의, 에바 시리즈 특유의 감각적인 액션 연출에는 늘 감탄하고 또 감사하는 바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아쉬웠던 면이 있다면 아스카가 너무 안이쁘게 나왔다는 것이다. 아스카가 가장 멋지게 나오는, 그래서 가장 좋아하는 "Death & Rebirth"를 극장에서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


상영관을 나서는데 관객들이 에바콤보셋의 팝콘통과 콜라통을 버리지 않고 고이 담아 들고 나오는 걸 보고... 흠.. 내심 부러웠다는 사실.




2013년 4월 24일 전야상영 이벤트. 메가박스 영통 M2관 저녁 8시편. D10.






에반게리온 : Q (2013)

Evangelion: 3.0 You Can (Not) Redo 
7.1
감독
안노 히데아키, 마사유키, 마에다 마사히로, 츠루마키 카즈야
출연
오가타 메구미, 하야시바라 메구미, 미야무라 유코, 사카모토 마아야, 미츠이시 코토노
정보
애니메이션, SF, 액션 | 일본 | 96 분 | 2013-04-25
글쓴이 평점  





* 용어 정리


   네르프 = Nerv = Nerve = 신경

   제레 = Seele = Soul = 영혼

   뷔레 = Wille = Will = 의지

   분다 = Wunder = Wonder = 경이










  1. 아스카의 "서비스 서비스" 드립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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