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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현 콘서트 '조금 더 가까이' 후기

snowfrolic 2011. 5. 18. 02:31



2009년 학업으로 활동중단 후 재개하는 첫 콘서트의 첫 번째 날.

사실 원래 박정현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나가수 첫 방에서 '꿈에'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서는... 이거 콘서트에서 꼭 직접 보고 들어봐야 겠다는 다짐(!)을 했더랬다. 역시 별로 좋아하지 않는 아내를 꼬드겨서 겨우 예매를 하고 한달을 넘게 기다린 오늘. 드디어 보고 듣고 와버렸다.

아... 그 작은 체구에서 어찌 그런 에너지가 나오는지. 노래 실력도 실력이지만, 부르는 노래의 분위기에 스스로 완전히 몰입하여 밝으면 밝은대로 슬프면 슬픈대로 무대의 분위기에 깊이 취해있는 모습이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완전 몰입하게 한다. 누구 말마따나 정말 거룩하다.

부른 곡의 수가 아주 많지는 않았으나 오랫만에 팬들과 대면하는 자리여서 그런지 얘기를 많이 하는 편이었고 공연은 장장 세시간동안 진행되었다 (원래 2시간 10분정도 예정). 생각보다는 조곤조곤 말을 재밌게 하는 편이었고 관객들의 호응에 진정 좋아라하는 모습에 정말로 선한 사람인 것 같다는 느낌도 받았다. 원래 좀 귀여운 외모에다 어눌한 실력으로 말만 한국말인 영어식 얘기를 하고 있는 걸 보고 있으니... 뭐랄까 신선하기도 하도 순수해 보이기도 했다. 그런 모습이 관객들의 많은 호응을 부르기도 했고. 콘서트장에서 너무도 세련되게 관객들을 요리하는 우리나라 가수들의 언변은 좀 능글맞은게 사실이다. 

원래 박정현의 곡들에 정통하지는 못해서 오늘 부른 곡들을 모두 알지는 못했지만 기억나는 곡들을 적어보면...

1. 지금은 아무것도 아냐
2. 그바보
3. 편지할께요
4. 치카치카
5. You Mean Everything To Me
6. 하비샴의 왈츠
7. 몽중인
8. 사랑보다 깊은 상처
9. 사랑이 올까요
* 게스트 공연 (어반자카파, 알렉스)
10. PUFF
11. 꿈에
12. 나의 하루
13. The Other Side
14. 2gether
15. 싫어
16. 나 같은 사람 너 같은 사람
17. 첫인상 (김건모)
18. 만나러 가는 길
19. P.S. I Love You
20.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 (조용필) - 앵콜곡
21. 좋은 나라 (시인과 촌장) - 앵콜곡


편곡도 좋았던 것 같고, 무엇보다 박정현씨가 R&B, 발라드 뿐만 아니라 다양한 음악을 하고 싶어한다는 것을 이번 공연을 통해 보여주어서 놀라기도 했고 즐거웠다. 예상하지 못했던 그 박력있는 퍼포먼스란. 게다가 래핑까지... 개인적으로 이번 공연 최고의 체험은 '사랑보다 깊은 상처'를 부를 때. 등부터 머리까지 소름이 돋으면서 목이 울컥했고 눈물이 핑 돌았다.

나가수 얘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 나가수를 보고 콘서트에 찾아오신 분들이 실망할까봐 골랐다며 '첫인상'을 불렀고 이를 세션 소개와 연결시켜 너무도 멋지게 마무리 하였다 (Vamos! 합창). 나가수 참여하는게 많이 힘들지만 미션을 하는 것은 마치 숙제를 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것에 재미를 느낀다며 앞으로도 최선을 다하겠다는 다짐도 해주었다. 앵콜곡으로 1위를 했던 '이젠 그랬으면 좋겠네'를 불렀는데 도입부가 너무도 경건하여 숨죽이게 만들었다. 나가수의 청중평가단의 느낌을 간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다면 말이 될지.

마지막 곡이었던 시인과 촌장의 '좋은 나라'. 이 노래는 자신이 13년전 한국에 왔을때 누군가에게 시인과 촌장 1집 CD를 받아 계속 들으면서 좋아하게 되었는데, 한국말을 전혀 몰랐던 자신이 신기하게도 뜻을 다 알아들었던 그래서 들으면서 많이 울었던 곡이라고 한다. 그래서 콘서트때마다 빼놓지 않고 부른다는 얘기.



전체적으로 기획사에서 콘서트에 많은 신경을 쓴 것 같지는 않다는 느낌을 받았고 박정현의 공연 능력에 의존한 듯한 기획으로 보였다. 워낙 일인의 능력만으로 모든 것이 커버가 되니 그것이 특별히 아쉽지는 않았다. 공연장이 국내 최고라는 LG아트센터였는데 음향적인 부분은 글쎄... 간간히 보컬이 묻히는 부분이 있어서 좀 거슬렸다. 자리가 2층이어서 그런건지.


* 진심 감동받은 장면은 마지막 곡 '좋은 나라' 마지막, "있다면~" 부분을 관객들에게 같이 불러달라고 반복하면서 왼쪽 귀의 인이어를 빼는 장면. 진심으로 관객의 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감동.




박정현(Lena Park) / 가수
출생 1976년 03월 32일
신체 키150cm, 체중44kg
팬카페 이쁜 정현 사랑 (LENA-PARK LO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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