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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백설공주를 사랑한 난장이"

snowfrolic 2010. 11. 16. 01:36

아내와 내가 연애하던 시절인 2002년 1월의 어느날. 소문을 듣고 청담동의 유시어터를 찾아갔다. 관객중에는 아이들도 많았고 제목에서 연상되는 그런 내용의 연극이겠지 싶었는데... 비록 좀 먼자리이기는 했어도 최인경氏의 연기에 점차 빠져들면서 말 못하는 난장이인 반달이의 가슴앓이가 안타까워지기 시작했다. 결국 백설공주는 원작대로 왕자와 결혼을 하고 시름시름 앓던 반달이는 하늘나라로 떠나고 만다. 이 때부터 주변 관객들 훌쩍대기 시작하는데... 그리고 백설공주가 반달이의 진심을 알게되는 마지막 장면. 그 30만송이의 안개꽃 장면에 나는 폭풍 눈물을 쏟고 말았다. 아내와 주변의 아낙네들은 아예 통곡을... 요즘 나이가 들면서 영화보고 눈물나는 일이 좀 잦아지기는 했으나, 내가 본 역대 영화,연극,뮤지컬 공연 및 TV드라마 통틀어서 그렇게 마지막 한방에 보내주기로는 지금까지도 최고이다.

그 부분이 좀 아쉽기는 하다. 이야기에 의해 전해지는 진한 여운의 감동이었으면 더 좋았을 것을 최인경氏의 연기와 연출에 많이 의존한 듯한 한방의 감동이었던 것이 말이다. 그렇다고 그 아름다운 동화를 폄하할 생각은 없다. 극본 상 관객 층을 아이들로 잡았기 때문이겠지...



최인경씨의 표정 연기는 압권이었다.

 

음악이 상당히 좋았던 것으로 기억나는데 OST를 판매하는 것 같지도 않고... 그냥 아래 영상에 나오는 음악이 아니었을까 생각해본다.


 



 

내가 아내와 보았던 2002년 1월 5일에서 3월 24일까지의 공연에서 열연했던 배우들이다.

산들마음 임혜숙, 길님이 고은경, 물소리 장영진, 산만해 김정음, 왕자/꽃이슬 조영규, 백설공주/노을숲 양세윤, 반달이 최인경

 

공연이 끝나고 관객이 퇴장할 때 문 앞에 배우들이 나열하여 관객들을 배웅해주었는데, 맨 앞에 서있는 키작은 반달이를 보고 힘 내라고 꼭 안아주고 싶었다... 하지만 현실은 최인경氏 였으므로... ㅡㅡ;;;

 

2001년 1월 27일 오후 4시~5시 40분. 청담동 유시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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