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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09

허트로커와 아바타, 그리고 아카데미 2010 (The Hurt Locker, Avatar)

snowfrolic 2010. 1. 31. 21:18
제임스 카메론의 복귀작 아바타가 영화 시장에 폭풍을 일으키고 있다. 그의 영화가 대부분 그렇듯 다른 모든 것(!)을 잊게 만드는 새로운 테크놀로지를 선보여 사람들로 하여금 열광케 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이미 외화 흥행 신기록을 세웠고 최고 흥행도 갈아치울 것 같은 분위기다. 반면 한편으로는 진중권씨나 김수현 작가등 테크놀로지에 그저 심드렁했던 사람들로부터는 좀 심하게 말하면 거의 심형래 감독의 "디 워" 수준으로 취급당하고 있기도 하다. 이와 같은 논쟁은 우리나라에서만은 아니다. 미국 영화판에서도 혹시나 아바타가 2010년 아카데미 어워드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휩쓸어 버릴까봐 노심초사하는 분위기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1월 17일에 있었던 미국 골든 글로브 시상식에서 아바타가 드라마 부문 작품상 및 감독상을 수상했기 때문이다. 그 테크놀로지나 흥행성적은 인정하지만 작품상, 감독상을 줄 정도는 아니라는 것이다.

당시 작품상 경쟁작 중 캐서린 비글로우 감독의 허트로커가 있었다. 이라크에 파병된 특수부대의 폭탄제거반의 이야기를 사실적으로 그린 이 영화는 일찌기 2009년 LA비평가, 뉴욕비평가, 시카고비평가 협회상 및 2010년 전미 비평가 협회상에서 작품상, 감독상을 휩쓸었었다. 당연히 골든 글로브와 배우조합상을 수상하고 아카데미까지 직행할 줄 알았으나, 골든글로브는 아바타가 수상했고, 배우조합상(SAG Award)에는 초청조차 받지 못했다. 이 결과에 평론가 층에서는 혹시 아바타가 흥행성적과 골든 글로브 성적을 등에 업고 아카데미까지...하는 걱정을 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안심스럽게도 허트로커는 지난 1월 25일 전미프로듀서조합상(PGA Award)을 수상한데 이어 오늘 LA에서 개최된 62회 전미감독협회상(DGA Award)에서 감독 캐서린 비글로우가 Outstanding Directorial Achievement in Feature Film 상을 수상하였다 (여성으로는 최초로). 오늘의 결과로 매우 안심하는 분위기이다. 지난 60년간 DGA 수상 감독이 아카데미를 놓친적은 6번밖에 없었다고... 이대로 된다면 캐서린 비글로우는 아카데미 최초로 감독상을 수상하는 여성감독이 된다.


DGA를 수상한 캐서린 비글로우 (Kathryn Bigelow) 감독. 이 알흠다운 누님께서 거친 액션 영화를 찍으신다니... 하지만 52년생. 관심있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 원래 나름의 독특한 섬세한 액션연출과 심리표현으로 유명한 감독이다. 제이미 리 커티스의 블루스틸(Blue Steel, 1990), 키아누 리브스와 작고한 패트릭 스웨이지의 폭풍속으로(Point Break, 1991) 등으로 알려졌고 2001년 K-19 위도우메이커 이후의 복귀작이 이 허트로커이다.

하지만 이번 아카데미에서의 아바타와의 대결에서 더 관심이 가는 것은, 아바타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세번째 부인이 캐서린 비글로우였다는 사실이다. 2년의 결혼 생활 후 이혼했지만 당시에는 카메론 감독과 두 편의 영화(폭풍속으로와 스트레인지 데이스) 작업을 같이 하면서 성향을 공유했던 것으로 보인다. 카메론 감독은 이후 린다 해밀턴(터미네이터의...)에 이어 다섯번째 부인과 살고 있다. 적어도 아바타가 아카데미 작품상과 감독상 노미네이트까지는 될터이니...과거 연을 맺었던 부부끼리 오스카 상을 두고 경쟁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이래저래 재미있는 2010 아카데미 어워드가 될 것 같다.



이런 재미있는 두 영화를 꼭 봐야 할텐데... 아직 아바타도 못 보고 있는 신세라니...

허트로커는 2월에 국내 개봉한다고 한다. 어떤 영화인지 맛보고 싶다면 ... 요기 -> Official Trail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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