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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ogie's Blog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2001: A Space Odyssey, 1968) 본문
2001: A Space Odyssey
워너 100주년 기념 상영
32년전 비디오 대여점의 광고를 보고 2010 우주여행을 비디오로 빌려보고선 너무 만족했는데, 그게 사실 속편이었고 전편은 엄청 유명한 걸작이라더라는 걸 알게되었다. 그 제목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3-4년 뒤쯤엔가 두개의 테잎으로 구성된 그 영화를 드디어 빌려서 보게되었다. 1막 2막 3막까지는 2010보다는 재미없지만 나름 흥미롭게 보고 있었는데 4막쯤에 가서는 도대체 뭔 얘기인지 괴로워하며 졸다 보다를 반복했다. 영화는 또 드럽게 길고 말이야. 그래서 오늘까지 나에게 이 영화는 졸리고 어려운 영화로 기억되고 있던 중.
4월말에 워너 100주년을 기념한다고 CGV 아트하우스에서 레디 플레이어 원, 인셉션, 블레이드 러너와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를 상영한다는 것이다. 30년만에 극장에서 한번 볼까 생각을 했지만 요즘 회사 일이 미친 상태라 챙겨 볼 여유가 없었다. 그러다 어제 잠깐 보니 아직도 상영을 하네?
나는 그 동안 수많은 난해한 영화들에 단련된 몸이라. 오늘은 훨씬 덜 졸고 볼 수 있었다. 68년작이라 요즘 영화들에 비하면 특수촬영의 한계가 눈에 보이는 건 어쩔 수 없지만 그 당시를 생각하면 매우 몹시 혁신적인 프로덕션 디자인이었고 이후의 모든 우주 SF영화의 프로덕션 디자인 방향에 큰 영향을 주었다고 하더니 과연 그렇구나 하게된다.
내 기억보다 이야기는 많이 단순한데 2시간반이라는 상영시간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사건의 흐름은 매우 매우 느리며 왜그러냐면 의미없어 보이는 장면들, 즉 인간이 도구를 조작하고 사용하는 장면을 컷도 없이 롱테이크로 그대로 보여주기 때문이다. 우주에서 도시락 까먹는 장면, 우주정거장에 입항하는 장면, 영상통화하는 장면 등등 대충 생략해도 될 모습들을 사용매뉴얼 보여주듯이 한다. 돈들여 마음껏 세트를 제작했으니 이것저것 다 보여줄께 싶은 듯. 우주정거장의 내부 디자인은 요즘 영화들 보다 낫다 싶은게 하얀 배경에 원색의 가구를 배치한 팬시한 내부 인테리어가 진짜 정거장이라면 저럴 것 같고 힐튼 부스가 있어서 그 안에서 사무도 보고 쉬는 모습은 아 우주정거장이라 호텔업체에서 라운지를 운영하나 보군 싶은 것이다. 어쨌든 그래서 이런 리듬이 의미없게 보여지느냐 하면 또 그렇지는 않은게 1막에서 (분장 때문인지 다리가 긴) 유인원들이 지 앞에 똭 나타난 모노리스를 가볍게 터치한 후에 무언가를 깨닫고 동물의 허벅지뼈를 들고 휘두르는 그 유명한 리하트르 슈트라우스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장면을 보고 난 후이기 때문이다.
요즘 챗GPT 빙챗 바드 등 생성형 AI 기술 때문에 난리도 아닌데, 목성으로 모노리스를 찾으러 가는 디스커버리호의 메인 컴퓨터로 HAL 9000이라는 오류가 없고 거짓말을 안한다는 인공지능 컴퓨터를 고안하고 이세돌 국수에게 헛점을 찔려 돌아버린 알파고처럼 모순된 상황을 극복하지 못해 재앙을 초래하는 극중 그 인공지능의 모습을 55년전에 이미 제시했다는 것이 새삼 놀랍다고 할까. 시의적절한 관람이었단 생각도 들었고.
4막의 그 고통스러운 장면. HAL의 반란을 극복하고 목성에 도달한 디스커버리 파일럿 데이빗은 모노리스를 찾아내고, 만지는 장면은 안나오지만 컨택트하자마자 어딘가로 빨려들어가는 듯이 왜곡된 화면이 그런 사운드와 같이 한참동안 나오는데. 해석에 의하면 목성의 모노리스는 스타게이트이고 그 장면은 데이빗이 웜홀처럼 다른 공간으로 이동하는 과정을 이미지화한 것이라고 한다. 어딘지 모르는 그곳에 도착을 하자 데이빗은 점점 늙어간 후에 사망? 그리고 태아로 다시 태어나 지구로 돌아온다? 이 장면의 태도는 관람자의 상상에 완전히 맡긴다는 매우 불손한 것인데, 새삼스럽지도 않지만, 모노리스는 컨택트한 생명체에게 진화의 능력을 부여하는 듯하니 뭔가를 초월한 존재로 진화한 데이빗이 지구에서 다시 태어나 인류를 새로운 단계로 이끌 것이다 이런건가.
그런데 속편인 2010을 보면, 기억이 분명치 않지만, 모노리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인류는 전작과 동일한 문명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데이빗은 존재를 인지한 미국 정보기관에 납치되어 신무기 개발에 기여하고 있으며 여기에서 미국이 신개술을 보일 때마다 외계인을 납치한 것이냐는 이야기가 나오게 되었다는..
아 졸려서 그만 자야겠다.
이제는 2시간 40분은 별로 긴 것도 아니고 그런데, 68년작이라 그런지 인터미션도 있다.
그런데 이 영화가 개봉년도에 흥행 1위를 기록했고 큐브릭 최고의 흥행작이 되었다는 사실.
MX나 수퍼플렉스 처럼 더 큰 스크린에서 보고싶다.
2023년 5월 14일 CGV오리 11시 55분편 아트하우스 8관 E열 7석
워너 100주년 기념 상영
비스타비전 스크린 시네마스코프 상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