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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2023)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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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3 (Guardians of the Galaxy Volume 3, 2023)

snowfrolic 2023. 5. 6. 23:04

 

 내 원래 가상 세계에서 치고 받는 영화를 안좋아한다고 했었다. 그래서 2014년 가오갤 1편 시큰둥하게 봤고 2017년 2편은 의리로 봤다. 그 사이에 인피니티 워, 엔드 게임을 거쳐서 2023년 3편에 오니 이건 좋든 싫든 9년의 세월을 같이한 동료애 같은게 생기는 것 아니겠나.

2편과 3편 사이에는 가모라의 상황이 설명되지 않는 로스트 체인이 있다. 그건 어벤저스 시리즈에서 설명되지만 MCU를 떠나서 독립적으로도 훌륭한 3부작 시리즈가 될 수 있는 영화여서 안타까운 부분이다. 어쨌든 엔드 게임 이후 시점이기 때문에 3편에서는 피터와 가모라가 관계를 회복하는 것이 주 내용이 될 것이라는 기대와 예측을 할 수 밖에 없는데(나만 했나). 영화 1/3쯤 가면 아 그게 아닌가보네 싶어진다.

9년을 이어온 그 가디언스 멤버들의 이야기를 정리하는 시점. 1편 이후로 MCU 영화에서 대화하는 인물마다 너구리(정확히는 라쿤)다 아니다 옥신각신하며 누가 리더냐를 가지고 피터와 티격태격하던 로켓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렸다. 어째서 너구리가 인간의 말을 하는지 왜 지능이 그렇게 높을 수 있는지 누구도 알지 못했던 그의 과거. 이 지점에서 과거에는 (음성뿐이라) 느끼지 못했던 브래들리 쿠퍼의 연기가 너무 훌륭했다.

피터는 너무나 사랑했던 연인 그 본체를 앞에 두었음에도 그 사람은 사귀기 전의 사람인 탓에 재결합이라는 그의 뜻은 이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3부에서 작전을 같이 하면서 가모라와 보낸 시간 덕에 고통을 떨쳐내고 고향으로 돌아갈 결심을 하게된다. 이 가모라는 피터가 자꾸 찝적대는게 싫었는데 대난장을 같이 겪고 나니 그 가모라가 왜 피터를 좋아했었는지 이해하는 모습. 사랑을 알게된 가모라 말고 우주에서 가장 위험한 여자 가모라를 보고 나니 조 샐다나 넘 매력적.

그 과정에서 마무리를 해야하니까... 스타로드 피터는 맨티스의 조언을 들어 지구에 계시는 할아버지를 찾아가기로, 가모라는 피터를 끝내 거부하고 라바저스로, 파괴자 드랙스는 의외로 아이들을 잘 다루는 아빠같은 모습을 찾았고 네뷸라는 떠돌이 생활 그만두고 노웨어에 정착하고 맨티스는 몬스터들과 교감하면서 홀로서기를 해봐야겠다는 결심을 하는 각자의 사연들도 넣어준다. 역대 네뷸라 대사가 가장 많은 영화인 듯하고 감정의 변화도 캐릭터의 변화도 크다. 분장 속에 가려진 카렌 길런의 연기도 좋았다.

어찌보면 이 3부작은 9년에 걸친 피터-가모라의 만남과 이별을 그린 연애 대서사 또는 현상금사냥꾼이었던 로켓이 정체성을 찾고 주역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고, 3부 한편으로만 보면 사경을 헤매는 환자를 살리기 위해 의료진들이 고군분투하는 의학드라마를 본 느낌이었다.

더 이상의 의미부여는 MCU 케빈 파이기 프로듀서의 기획의도에 어긋나므로 (아님) 해서는 안된다.


2023년 5월 6일 메가박스 영통 MX관 18시 15분편 G열 14석
비스타비전 스크린, 시네마스코프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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