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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s/2009

디스트릭트 9 (District 9, 2009)

snowfrolic 2009. 10. 15. 23:48

오늘이 한국 개봉일인데, 사실 잊고 있었다. 얼마전 스르륵 자게에서 회자되면서 '장난아님, 이런건 극장에서 봐야됨' 등등의 의견들이 많아서 맘 속으로 찜해놓았던 영화였었다. 그러다 아내가 오늘 '휴가인데 영화나 보고와'하는데 문득 '아 오늘이 개봉일 이구나...' 생각이 나버렸다. 이미 조조 시간은 좀 늦었고 동네 극장(영통 메가박스)으로 후다닥 달려가니 2회는 볼 수 있었다. 평일이라 그런지 상영시작 5분전에 들어갔는데 관객석 텅비어 있음.... 결국 관람객은 나 포함 5명이었다...

 

텅 비어있다...

 

District 9 (9번 지역이란 뜻인가..). 대충 외계인 나오고 인디펜던스 데이 처럼 커다란 우주선이 상공에 떠있는 SF물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나...

 

영화는 이 외계인 사건이 마치 실제인 것 처럼 다큐의 형태를 빌어 상황을 설명한다. 전문가 집단, 인권단체 같은 조직의 사람들을 인터뷰하는 방식이다.

 

외계인 모선으로 침투하는 군대.

 

어느날 갑자기 외계에서 우주선이 나타나 남아공 요하네스 버그 상공에 머무르게 되고, 그 이후 아무런 움직임이 없자 남아공 정부는 군대를 파견하여 우주선에 침투한다. 그 곳에는 영양실조상태에 빠진 대규모의 외계인들이 있었으며 이들은 요하네스 버그 내 한 지역에 집단 수용되게 된다. 세계 정부는 이들의 관리감독을 MNU 라는 민간회사에 맡기는데, MNU는 세계최대의 군수회사로 그들의 관심사는 외계인의 무기일 뿐이다. 수용된지 28년째. 외계인들이 많은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자 MNU는 이들을 새로운 거주지인 District 10으로 강제이주 시키고자 하는데, 이 와중에 이주 책임자인 MNU의 비커스가 외계인의 DNA에 감염되는 사고가 발생한다. 비커스는 왼손부터 시작하여 점자 모습이 외계인화(더 플라이 처럼)되어가며, 외계인의 DNA에만 반응하는 외계인 무기들이 비커스에게도 반응한다는 것을 알게된 MNU는 비커스를 생체실험의 대상으로 삼는다.

 

자... 여기서 부터 시작이다. MNU로부터 탈출하려는, 그리고 다시 인간의 모습으로 돌아가려는 비커스와 고향별로 돌아가기 위해 20년동아 유동체(외계인의 에너지원인듯..)를 모아온 외계인 크리스토퍼의 이야기...

 

참으로도 신선하게 지구인에게 수용된 외계인이라...조우와 침략이라는 주제로 일관되어 왔던 기존 SF물의 관점을 뒤엎은 참신함이 인상적이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이게 SF물이라기 보단 지배자, 약탈자에 대한 피지배자, 피약탈자 들의 항쟁물 같은 느낌이 든다. 이 지구 세상에서 과거에도 있어왔고 지금도 그어디선가 이루어지고 있을 법한 일들... 일제치하에서의 우리 민족이 그래왔던 것 처럼. 감독 닐 불룸캠프는 SF의 형식을 빌어 군수 산업과 인권 문제, 제도권 비제도권에서의 피약탈자들의 현실을 비꼬고 있다. 첫 장편 작품이라고는 믿어지지 않는 아니... 첫 작품이어서 가능한 완벽히 새로운 스타일의 저예산(비교적.. 3천만불이라고 한다..) SF영화이다.

 

극에서 극으로 변화하는 비커스의 모습(외면뿐 아니라 심리적인)과, 외모로 보아서는 도저히 있을 수 없을 것 같은 외계인 크리스토퍼와의 유대감 형성 부분은 이 영화에서 눈여겨 볼 포인트이다. 전혀 마초적이지 않은 캐릭터인 비커스는 감염 직후 사실을 받아들이기 거부하는 모습에서 시작하여, 원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어설프지만 치열하게 싸우고 다급함에 비겁한 모습도 보이지만, 마지막 순간에는 전우(?)를 위해 방패가 되어주며 체념하고 완전히 상황을 받아들인 모습(안타깝게도...)을 시간 순으로 보여준다. 마지막에 대비되는 비커스의모습은 정말... 이 영화의 요약과 다름아니다. 비커스는 순진한 사람이고 단순한 사고의 피해자일 뿐이지만 그를 이렇게까지 변화하게 만드는 이 미친 세상이 우리의 현실이라고 다큐의 형식으로 말하는 감독은 ... 과연 천재인가...?

 

인간 모습을 한 비커스의 마지막 모습 (감염후 약 70시간이 지난 시점)

 

외계인 지식인 또는 지도자(?) 크리스토퍼

 

벌레를 의인화한 것 같은 디자인의 영화의 외계인 모습은 처음엔 거북스러웠으나... 핍박받는 모습에 한시간 후에는 귀엽게 느껴지기 까지... 영화 중반부터 계속 되는 MNU 용병팀과 외계인 무기를 가진 주인공들간의 전투 액션씬은 '이래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하는 군'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한다. 3년을 기약하는 영화의 마지막은 후편을 기대하게 한다. District 10 정도? 그러나 개인적으로 후편은 사족이라 생각된다.

 

여자들에게는 비호감 영화일 것으로 예상됨. (한 女관객분... 졸려서 죽을뻔 했다는 말... ㅡㅡ;;;)

 

별 4.5개. 영통메가박스 6관. 2회 12시45분 편.


디스트릭트 9 (2009)

District 9 
8.8
감독
닐 블롬캠프
출연
샬토 코플리, 제이슨 코프, 나탈리 볼트, 데이빗 제임스, 실바니 스트라이크
정보
SF | 미국, 뉴질랜드 | 112 분 | 2009-10-15
글쓴이 평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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